[어린이 책]가슴에 울려 퍼지는 일곱 빛깔 창작동화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 천둥치던 날/김려령 외 6인 지음/223쪽·9000원·문학과지성사

이 책은 국내외 어린이 문학시리즈인 ‘문지 아이들’ 100호를 기념하는 단편동화 모음집이다. 1999년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피우미니의 ‘할아버지와 마티아’로 시작한 시리즈는 미국 작가 수지 모건스턴의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김려령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 등 다수의 화제작을 선보였다.

이 책엔 7편의 창작 단편동화가 수록됐다. ‘두근두근, 장똥구’는 미술학원 여자 선생님을 사모하는 열 살짜리의 이야기다. 동구가 좋아하는 막내 선생님은 동구를 ‘똥구’라고 부르며 놀린다. 동구는 자신의 필살기인 코딱지 날리기를 선보이지만 선생님은 더럽다며 외면하기만 한다. 어느 날 동구가 필살기를 연습하다 코딱지가 선생님에게로 날아간다. 코딱지를 피하던 선생님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비명소리가 교실 가득 울려 퍼진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집 안에 도둑이 들면서 벌어진 유쾌한 소동을 담았다. 외출했다 돌아온 진욱이네 가족은 도둑이 들어 아빠의 카메라와 엄마의 다이아몬드반지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 보물 1호를 잃어버린 아빠는 크게 낙담한다.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고 이를 되찾는 속에서 가정과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앙큼한 일곱 살’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그렸다. 공원에 간 일곱 살 현지는 엄마의 싸구려 선글라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감을 엉망진창으로 섞어놓은 것처럼 멍든 엄마의 얼굴이 가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가지만 아빠는 또 벤자민고무나무 화분을 집어던진다. 이럴 때마다 현지는 ‘떴다, 떴다, 비행기’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른다.

이 밖에 ‘클릭! 뚱보 스킬’은 운동보다 스킬자수를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비웃음 속에서도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바나나우유 형’은 결손가정 출신 청소년과 어울린 아이가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이건 비밀이야, 비밀’은 뚱뚱하고 공부도 못한다고 놀림받는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바비인형에 투영시킨 이야기를 담았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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