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의 영웅’ 누구냐…흑백 삼국지

  • 입력 2009년 9월 9일 08시 32분


코멘트
한·중·일 바둑 월드컵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 본선 오늘 개막

‘전통의 강호’ 한국은 3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무려 15명의 정상급 기사들을 쏟아 부으며 물량공세에 나섰다. 이창호, 강동윤, 박영훈, 최철한을 비롯한 타이틀 보유자 6명이 시드를 받았고, 김지석, 허영호 등 8명이 통합예선을 통해 본선에 올라왔다.

여기에 세월을 잊은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단 한 장인 주최 측 와일드카드로 출전한다.

중국 역시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전기 대회 4강까지 주어지는 대회 시드자만 3명이다.

중국 랭킹1위 구리와 창하오 등 전통의 강자들, 여기에 천야오예, 왕야오 등 ‘한국킬러’로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는 신진들이 대거 출격채비를 갖췄다. 면면만 봐도 한국에 꿀릴 게 없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박진감 넘치는 한중전이 불을 보듯 뻔히 예상된다.

한중의 호화진영에 비하면 일본은 왜소하다.

야마시타 게이고, 하네 나오키, 유키 사토시 3명이 전부다.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서 눈에 띌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확’ 달라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본선 개막.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볼 만할까.

1.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한국기원 연구생들에게 출전자격을 주었다. 프로급 기량을 지닌 연구생들이 통합예선에서 보여준 능력은 과연 뛰어났다. 연구생 이원영이 국내 아마추어로서는 최초로 프로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아마의 힘’이 과연 정상의 프로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2. 세계바둑사상 처음으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이 32강전에 도입된다. 토너먼트와 리그의 장점을 살린 방식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시스템을 상상하면 된다. 한 판 지더라도 남은 두 판을 이기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어 요행이 줄었다. 진짜 강자들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3. 휴직으로 이세돌 9단이 빠진 한국호가 첫 국제대회 시험대에 올랐다. 이세돌은 지난 2년 연속 삼성화재배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세돌 없는 한국팀이 과연 3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우려반 기대반이다.

4. 삼성화재배와 2009 삼성화재배 전국어린이대회가 함께 간다. 어린이대회사상 최초로 온라인예선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강부, 유단자부, 학년부, 여학생부로 나누어 한게임바둑(baduk.hangame.com)에서 예선을 치른다. 본선48강전부터는 삼성화재배 기간 동안 유성연수원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접수마감은 17일 오전10시까지다.

5. 이번 대회는 외적으로도 풍성하다. 우승상금이 전기대비 5000만원 올라 2억5 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본선 상금도 대폭 인상돼 전체 상금규모만 6억4000만원에 달한다. 완전 상금제를 도입해 본선 진출 이상자에게만 상금이 지급된다.

6. 처음으로 통합예선에서 시니어조가 만들어졌다. 만 45세 이상끼리만 따로 예선을 치렀다. 묵직한 ‘한 방’을 자랑하는 최규병 9단과 김일환 9단이 시니어조를 통해 본선에 올랐다. 내로라하는 ‘언니고수’들을 제치고 본선에 오른 김미리(겨우 초단이다!)도 다크호스. 올해 한국바둑계가 건져 올린 진주 중의 하나다.

7. 지금까지 열린 13차례 대회에서 한국은 압도적인 우세를 과시해 왔다. 각국별 우승회수는 한국 9회, 중국 2회, 일본 2회다. 전력에 비해 중국이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물 오른 구리와 창하오를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총공세를 펼쳐올 것으로 예상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스포츠동아 인기화보
[화보]‘바둑9단’ 이창호, 오목에 무너지다
[화보]‘바둑으로 맺어진 사랑’ 개그맨 김학도-프로기사 한해원 부부
[화보]방송인 장영란 시집가는 날
[화보]‘결혼 발표’ 타블로·강혜정 커플…“2세 가졌어요”
[화보]댄스곡 ‘아리송’으로 인기몰이…털털한 매력의 그녀, 황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