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사랑 얘기가 불교계 비하?

  • 입력 2009년 9월 8일 12시 30분


청주시립합창단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소재로 만든 창작뮤지컬이 불교계 비하 논란을 빚고 있다.

8일 청주 시립합창단 등에 따르면 청주에서 만들어진 직지의 탄생과정 등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직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창작 뮤지컬 직지 묘덕을 만나다'를 만들어 지난해 12월에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지난 6일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에서 공연을 했다.

그러나 이를 본 불교계는 이 뮤지컬이 직지 제작의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고 불교계를 비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불교계 관계자는 "이 뮤지컬은 직지를 만든 백운화상이 비구니인 묘덕과의 러브스토리로 꾸며져 있다"며 "스님과 비구니가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불교계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또 "백운화상의 제자인 달잠스님 등 2명의 스님이 대장장이로 묘사돼 있고, 백운화상의 행동도 일부 희화화해 수행하는 스님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며 "밀랍주조법으로 제작된 금속활자에 대한 설명도 잘못 돼 있고, 직지의 프랑스 유출과정도 부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내 불교계는 전체 종단 대표들이 불교를 왜곡하는 글이나, 단체 등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는 '충북도 언론호법위원회'를 열어 이 뮤지컬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 시립합창단 관계자는 "이 작품은 직지를 만든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백운화상과 묘덕의 아름다운 사랑을 픽션으로 가미해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을 뿐 불교계를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최근 TV에서 방영되는 선덕여왕 등 역사물을 사실(史實)만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이번 뮤지컬에서 청주를 문화의 도시로 표현하기 위해 고려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육거리 장터,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 등을 담은 것도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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