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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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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에 동성(同性)의 애인과 사랑에 빠진 삼촌, 옆구리가 들러붙은 샴쌍둥이, 눈알 사이에서 자라는 벌레를 억지로 끄집어내지 않는 도예가…. 200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기발한 상상력, 매끄러운 문체를 축으로 이야기들이 명랑하게 질주한다. 이로니, 이디시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더티 와이프’는 다단계 사기를 당한 뒤 공장지대 빈 지하실에서 ‘리얼돌’과 함께 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리얼돌은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진 실리콘 인형으로 남자들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돈에 쪼들리다 결국 인형을 업자들에게 팔게 된 주인공은 마치 사람을 팔아넘긴 것처럼 착잡한 기분을 느낀다. 인육을 이용한 요리를 연구하게 되면서 점점 쇠약해져가는 요리사를 다룬 ‘그 속에 든 맛’, 목덜미에 아가미가 돋아나면서 물고기로 변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손톱 밑 여린 지느러미’ 등도 수록됐다.
첫 소설집과 함께 세상의 이목을 피해 양귀비 꽃밭을 가꾸게 된 시골 중학생의 성장기를 다룬 장편소설 ‘정크노트’도 출간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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