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당 현상윤 선생은 3·1운동의 숨은 주역”

입력 2009-07-10 02:57수정 2009-09-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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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회 ‘기당 현상윤 연구’ 출간
“2·8독립선언 직접지원 등 활동”

대한민국 1호 박사학위의 주인공인 기당 현상윤 선생(1893∼?·사진)은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낸 것으로 가장 잘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교육자로서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사상가, 문학가로서의 삶도 치열하게 살았다.

기당의 이 같은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살펴본 책이 최근 나왔다. 한국공자학회가 펴낸 ‘기당 현상윤 연구’(한울). 철학 문학 사학 전공자 11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기당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김기승 순천향대 국제문화과 교수는 독립운동가로서의 기당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기당은 3·1운동 발발 단계에서 운동을 조직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동안 기당과 3·1운동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1919년에 기당이 서울 중앙중 교사로 재직할 때 일본 내 한국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을 지원했고 그 영향이 국내에 미치도록 하는 데 힘썼다는 것이다. 기당은 또 거족적인 독립운동을 목표로 삼고 천도교 측 최린과 기독교 측 이승훈의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두 종교의 연합 독립운동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김형찬 고려대 철학과 교수와 오종일 전주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기당의 저서 ‘조선유학사’와 ‘조선사상사’를 분석해 그가 한국사상사에 미친 영향을 다뤘다. 김 교수는 “기당은 고유의 신도(神道)사상 기반 위에 유교, 불교, 도교 등 외래사상을 융합해 한국사상의 형성 과정을 역사의 맥락에서 기술함으로써 일제 관학자들의 ‘한국사상 부재론’을 극복했다”고 기술했다. 오 교수는 “기당은 조선의 사상과 문화를 올바로 인식하도록 하고,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 전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형성 전북대 BK연구교수는 교육자 기당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폈다. 이 교수는 “고려대 총장 때 자신보다도 교수나 교직원, 학생을 우선 생각했다”며 “그로 인해 6·25전쟁 때 피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납북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기당은 전쟁이 일어나 한강철교가 폭파된 아침에도 대학에 출근했고 주위에서 피란을 권하자 “선생들이 난시에 생활비가 필요할 터인데 내가 몇 달분 봉급이라도 미리 드리고 가도 가야지. 내가 없으면 누가 그렇게 하겠나”라며 자기 책임을 다하려다 피란 시기를 놓쳤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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