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결혼식 다음날 신부가 피살, 살인범 오인받아 쫓기는데…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 라미아가 보고 있다/팀 파워스 지음·김민혜 옮김/640쪽·1만5000원·열린책들

‘라미아’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자 정령으로, 하반신은 뱀이지만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작가는 젊은이들에게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는 이 신화 속의 등장인물을 뮤즈이자 뱀파이어의 일종으로 재탄생시켰다.

주인공 크로퍼드는 결혼식 다음 날 신부가 처참하게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되자 살인범으로 오인받아 쫓기게 된다. 도피 도중 그는 자신이 흡혈 일족인 라미아의 배우자가 됐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라미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헌신적이며 시적 영감을 주지만, 다른 인간을 사랑하지 못하도록 연인의 애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모조리 죽여 버리는 이중성을 가진 존재다.

그러던 중 크로퍼드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다른 시인들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들은 19세기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히는 바이런, 셸리, 키츠 등이다. 그들 모두 라미아가 불어넣은 시적 영감을 받은 자들이었던 것. 라미아의 기원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크로퍼드는 그를 원래대로 동면시키기 위한 계획에 착수한다. 뱀파이어 소설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역사 속 실존 인물과 문헌 등을 쫓아가는 판타지 소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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