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긍정과 낙관의 빛 속으로… 르누아르전 서울시립미술관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8분


그네 타는 여인도, 춤추는 여인도, 피아노 치는 소녀도 모두 평화롭고 편안한 표정이다. 화사한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그림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 진정한 행복이 숨어 있음을 일깨워준다.

9월 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전은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던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예술철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르누아르가 즐겨 그렸던 소재는 책을 읽거나 바느질하는 여인 등 일상생활과 무도회, 축제, 야외 소풍 등 동시대인의 여가 생활. 유화 70여 점을 포함해 118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에서도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일상의 행복’ ‘가족의 초상’ ‘여성의 이미지’ ‘욕녀와 누드’ 등 8개 주제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그네’(1875∼1876) ‘시골무도회’(1883) ‘피아노 치는 소녀들’(1892) ‘광대 복장을 한 코코’(1909) 등을 주목할 만하다.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르누아르는 19세기 후반의 격변기에 활동한 대가들 중에서 비극적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일컬어진다. 궁핍한 환경에서 태어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공으로 출발한 그는 한때 물감 살 돈이 없을 만큼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가 ‘비현실적’이라는 동료와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그림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어야 한다’는 삶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긍정과 낙관을 심어주는 데 힘을 발휘한다. 8000∼1만2000원. 02-1577-8968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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