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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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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공장에서 쓰이는 생산장비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제작한 공작기계인 머시닝센터(HP5100)는 인체공학적이고 환경친화적으로 디자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2007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부터 ‘굿 디자인 어워즈’의 제품 디자인 산업기계류 부문에서 국내 공작기계업체로는 처음으로 ‘GD마크’를 획득했다.
머시닝센터는 기존 제품보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장기간 사용해도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제작됐다. 또 작업상황을 확인하는 투명창의 플라스틱은 유리보다 강도가 250배 높은 재질을 써서 사용자의 안전성을 높였고,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되는 소재를 썼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정확하고 침착하게 작업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품 주요 부분의 색깔을 청색으로 했다. 이는 무채색 계열의 일본 업체의 공작 기계와 대조되는 디자인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국제공작기계박람회(CIMT) 등 국제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처럼 2007년부터 모든 공작기계를 인체공학을 중시하는 디자인으로 획기적으로 바꿨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굴착기 공작기계는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중시했지만 최근에는 고성능 고급장비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중국산 저가장비와 차별화하기 위해 디자인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회사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디자인 경영에 나섰다. 특히 2007년 새로 만든 기업이미지(CI)와 디자인 전략 등에서 한화의 디자인 경영을 살펴볼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07년 1월 오렌지색 타원 세 개를 겹친 새로운 CI를 발표했다. ‘한화트라이서클’로 이름 붙여진 이 CI는 일반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사용하지 않는 원형을 쓴 것과 선명한 오렌지색, 영문 소문자로 표기한 회사명 등이 화제가 됐다. 이 CI를 디자인한 사람은 프라다와 아우디 등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디자인해 명성을 얻은 상품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CI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상품 디자이너에게 CI 제작을 의뢰한 것에서 한화그룹의 ‘디자인 혁신’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화그룹은 “CI 변경 후 보수적인 그룹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임직원과 디자이너가 ‘기업 디자인의 미래’ 토론회를 여는 등 디자인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아카데미’에도 디자인 과정이 들어 있다. 2007년 중순부터 한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 과정에는 ‘디자인과 브랜드전략’이 포함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화그룹은 “디자인 경영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적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며 “관련 전문가 육성을 위해 내부 교육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GS그룹▼
GS그룹은 계열사별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세련됨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주회사인 ㈜GS는 계열사별 디자인 전략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주요 계열사의 하나인 GS칼텍스는 2005년 3월 LG칼텍스정유에서 GS칼텍스로 사명을 바꾸면서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환경 보호 의지가 담긴 청록(Jade Green)색을 바탕색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실버 색상을 메인 색상으로 채택했다. 또 2006년 4월 런칭한 고급휘발유 브랜드 ‘Kixx PRIME’에는 선명한 오렌지 컬러를 사용해 세련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GS홈쇼핑은 2006년 이노 디자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디자인 노하우를 담은 ‘이노 여행용 가방’, ‘접히는 선풍기’ 등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GS건설의 대표적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는 도회적이면서도 창조적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사외(社外) 전문가 그룹인 ‘자이(Xi) 디자인 위원회’를 통해 거시적인 방향을 잡고 ‘주부 자문단’을 통해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브랜드를 자타가 공인하는 밸류 넘버원으로 육성키 위해 브랜드 및 디자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각별한 전략적 노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롯데▼
롯데백화점은 올해 4월 실시한 봄 정기세일 때부터 디자인에 신경을 쓴 홍보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다. 관행대로 만들던, 네모반듯한 종이에 상품 사진이 나열된 전단을 소비자들이 잘 읽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눈에 띄는 전단을 제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봄 정기세일 때 발행된 전단 중 일부는 사각형 종이가 아닌 백화점에서 실제 팔고 있는 핸드백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든 전단은 맨 뒷장에 아바타를 그리고, 옷이나 구두 등 일부 패션 상품 사진을 쉽게 뜯을 수 있도록 절취선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상품 사진을 아바타와 비교하고 어울리는지 판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미까지 줄 수 있도록 한 전단이다.
환경 경영과 관련한 내용도 디자인에 녹였다. 이달 초 제작한 전단은 디자인 콘셉트를 ‘친환경’으로 잡았다. 맨 앞 장에 상품 사진이 아니라 서울 숲에서 촬영한 사진을 넣어 고객에게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전단에 소개한 상품들도 친환경 관련 제품을 주로 소개했다. 이달 말까지 파는 쇼핑백은 녹색으로 만들고 ‘green’이라는 글자를 ‘롯데’ 앞에 써 넣기도 했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디자인이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앞으로 행사의 취지나 계절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디자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