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캐리커처 보면 작품도 보일까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대구 동원화랑 ‘이제하 그림전’

“김훈 씨는 단어를 많이 고른다는 까다로운 면을, 서정인 씨는 인품이 중후한 신사라는 성격을 그림 속에 담았습니다.”

소설가 김훈 서정인 씨, 시인 최하림 이성복 송재학 씨 등 문인들의 다양한 표정을 소설가 이제하 씨(72)가 캐리커처로 선보인다. 이 씨는 5∼11일 대구 중구 봉산동 동원화랑 ‘이제하 그림전-문인 캐리커처와 소품들’전에서 자신을 포함해 9명의 캐리커처를 선보인다. 말이나 여인을 그린 작품 20여 점도 함께 선보인다.

캐리커처로 그린 문인들은 대부분 이 씨의 서울 평창동 작업실에 드나들거나 친분이 있는 작가들이다. 그는 문인들의 평소 행동과 습관에 대한 기억이나 스냅 사진을 토대로 작업했다고 한다. 특히 작가의 작품이 캐리커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캐리커처는 누구는 코가 크고 누구는 눈이 크다는 식의 얼굴 생김새뿐 아니라 언행이나 말투 같은 외적 특징을 조합해 정신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며 “아는 사람일수록 더 쉽게 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58년 등단한 뒤 소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광화사’ 등을 발표했으며 개인전도 네 차례 열었다. 이번 전시작들은 이 씨와 20여 년 친분을 나눠 온 황학주 시인이 틈틈이 모아 온 소장품이다. 이 씨는 1978년 이후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의 표지에 문인 캐리커처를 실었으나 전시 캐리커처는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이다.

황 씨는 “일부러 그려달라고 한 경우도 있고, 그려 놓은 작품을 받은 적도 있다”며 “담채화나 유화 등으로 기법이 다양하고, 잘 아는 분들을 그렸기 때문에 작가의 특징이나 세세한 디테일이 생생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작품 판매 수익금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짓는 예술학교에 기부할 예정이다. 053-423-1300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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