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싱글족 ‘패스트 퍼니처’ 열풍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한샘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 ‘하우위즈’에서만 판매하는 수납가구 ‘샘’. 사용법에 따라 책장 혹은 장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한샘
한샘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 ‘하우위즈’에서만 판매하는 수납가구 ‘샘’. 사용법에 따라 책장 혹은 장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한샘
가구, 싸게 사서 1~2년 쓰고 바꾼다

‘패스트 푸드’ ‘패스트 패션’에 이어 ‘패스트 퍼니처(Fast Furniture)’가 떴다. 패스트 퍼니처란 싸게 사서 1∼2년간 쓰고 부담 없이 버릴 수 있는 가구를 뜻하는 신조어. 특히 한 집에서 오래 살지 않고 자주 이사를 다니는 젊은 싱글족 및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패스트 퍼니처가 인기를 끌면서 G마켓이나 옥션 등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엔 최근 한샘, 에넥스, 리바트 등 유명 가구 업체도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결혼 및 이사 건수가 줄면서 타격을 본 가구업체들로선 숨어 있던 ‘블루오션’ 고객층을 발견한 셈.

한샘은 이달 초 자체 온라인 쇼핑몰 ‘하우위즈’를 통해서만 파는 수납가구 ‘샘’을 선보였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책장이 될 수도 있고 의류를 보관하는 장롱이 되기도 하는 맞춤형 가구다. 이 제품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저렴한 가격. 한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수납가구보다 3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 덕분에 시판 25일 만에 100세트가 팔려 나갔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까지 월 1만 세트 판매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한샘 측은 “온라인으로 유통하다 보니 중간 비용이 줄어 가격이 낮아졌다”며 “‘한샘’이란 브랜드를 보고 찾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품질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에넥스 역시 젊고 바쁜 맞벌이 부부 및 싱글족을 공략해 내놓은 패스트 퍼니처 ‘에니’로 지난해 110억 원을 벌어들였다. 탈·부착이 가능한 침대 헤드(침대 머리 장식 부분), 상판을 늘리거나 회전시킬 수 있는 책상 등이 특히 인기다. 이 회사 제품 역시 오프라인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에넥스 측은 “최신 유행을 추구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20, 30대가 주요 고객층”이라며 “‘심플, 스피드, 스타일(Simple, Speed, Style)’이란 ‘3S’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올해 매출은 150억 원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바트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이즈마인’도 올해 1∼4월 매출이 전년 대비 60% 늘어났다. 필요한 가구는 많지만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원룸 거주자들을 위해 장롱과 서랍장, 책장, 화장대를 하나로 합친 ‘싱글장 세트’가 대표 상품이다. 리바트 측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긴 했지만 직접 볼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며 “이들을 타깃으로 인터넷 유통망 및 자체 쇼핑몰을 강화해 패스트 퍼니처 사업을 더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