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에 만나는 와인의 행복… 와인나라 아카데미

  • 입력 2009년 4월 29일 07시 39분


‘직장인을 위한 와인 & 런치 클래스’

직장인에게 점심이란 직장을 다니게 하는 하나의 재미이자, 잠시나마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의 시간이다.

그런데 늘 쫓기듯 점심을 먹고, 북적이는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 보면 시간이 왠지 아까울 때가 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자기 계발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실상 뭔가를 행동에 옮기는 일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점심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인 클래스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와인유통기업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직장인을 위한 와인&런치 클래스’가 그 것이다.

와인을 곁들인 점심을 하면서 와인 기초 공부를 1시간 내 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매력적이다. 주 2회씩 한 달 간 총 8회 강좌에 6만4000원이고, 원하면 8000원만 내고 1회를 들을 수도 있다.

이 가격에 와인에 파스타와 샐러드, 커피까지 주고 와인을 가르쳐주기까지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있으랴. 궁금했다.

그래서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와인나라 아카데미를 직접 찾아갔다.

3회 차 강의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주제는 레드 와인의 포도 품종.

김새길 와인나라 아카데미 부원장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시라, 산지오베제 등 레드 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의 사진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야 와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 알지만 이탈리아 포도 품종 산지오베제가 ‘제우스의 피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설명에 참석자들은 흥미롭다는 표정이다.

강의 시작 전에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지만 강의가 진행되자 금세 자리가 찬다. 직장 상사의 눈치 때문에 살짝 늦었지만 와인을 빨리 배우고 싶다는 눈빛만은 강렬하다.

와인은 마시지 않고 결코 알 수 없는 법. 사람들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피노 누아의 맛이 다르다고 설명 들었지만 쉽게 분간할 수 있을지 의아한 표정이다. 하지만 앞에 놓인 테이스팅 글래스에 따라진 두 와인을 차례로 입 안에 흘려 넣으니 확실하게 다른 맛에 신기하다는 얼굴로 변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강한데, 피노 누아는 부드럽네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35분의 강의와 테이스팅이 끝나면 남은 와인을 자유롭게 마시며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자리에 함께 앉은 사람들과 와인의 맛을 얘기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이다.

주제가 와인으로 모아지니 커피 전문점에서의 수다와는 다른 느낌. 시계 바늘이 ‘1’에 가까워지면서 하나 둘 씩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고, 맛을 음미하며 담소를 나눈다. 시간이 오후 1시 25분을 가리키자 비로소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뜬다.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데 좀 늦은 거 아니냐”는 기자의 염려스런 질문에 한 직장인은 “괜찮다”며 “점심 한 끼 값에 와인을 배우고 밥까지 먹을 수 있어 가격 대비 대만족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논현역에서 택시 타고 왔다는 그의 미소는 점심시간 부지런하게 움직여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자신에 대한 만족까지 설명한다.

8000원이라는 가격, 와인에 갓 관심을 가진 직장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맛깔스런 강의 등 제반 조건을 고려할 때 이 점심 강좌는 상당히 훌륭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시간상 강남역 근처 직장인만 접근 가능하다는 것뿐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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