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의사 “조선 국민이 어찌 日帝노예로 복종하겠는가”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강우규 의사
강우규 의사
동아일보는 1920년 4월 1일 창간호부터 법정에서 의연했던 강우규 의사의 모습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동아일보는 강우규 의사가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이유 등을 실어 민족의 독립 의식을 고취했다. 왼쪽부터 강 의사의 재판을 보도한 동아일보 1920년 4월 29, 16, 15일자.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는 1920년 4월 1일 창간호부터 법정에서 의연했던 강우규 의사의 모습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동아일보는 강우규 의사가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이유 등을 실어 민족의 독립 의식을 고취했다. 왼쪽부터 강 의사의 재판을 보도한 동아일보 1920년 4월 29, 16, 15일자.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1920년 4월 16일자에 실린 강우규 의사의 사진. 보도 이틀 전인 14일 강 의사가 얼굴이 가려진 채 경성지방법원 법정으로 끌려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1920년 4월 16일자에 실린 강우규 의사의 사진. 보도 이틀 전인 14일 강 의사가 얼굴이 가려진 채 경성지방법원 법정으로 끌려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日사이토 총독에 폭탄 투척’ 강우규 의사의 삶

《1919년 9월 2일 오후 5시경 서울 남대문역(현 서울역). 제3대 조선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齋藤實)가 열차에서 내려 마차에 오르자 누군가 그를 겨냥해 폭탄을 던졌다. 폭탄이 마차에 미치지 못한 곳에서 폭발해 사이토는 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일본인 순사를 비롯한 3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보름 뒤 체포된 이는 64세의 노인 강우규 의사(1855∼1920)였다. 강 의사는 재판정에서 “나는 조선의 국민으로 (어찌) 너희(일본)들의 노예로서 복종할 수 있겠는가”라며 일제를 꾸짖었다.》

1910년 강제합방 후 북간도 이주

민족계몽-독립 정신 교육에 투신

64세에 의거… 침략정책 기만 폭로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당시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9월 4일자 신문 삽화로 게재할 만큼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사건이었다. 3·1운동 이후 첫 의열 투쟁인 이 의거는 민족 독립 의지를 고취하며 여러 독립단체의 투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 의사의 사형이 집행된 1920년 11월 항일 비밀결사단체인 의열단을 비롯해 보합단, 공명단, 한인애국단 등이 잇따라 출범했다.

64세라는 노구로 의열 투쟁에 몸을 던진 강 의사는 민족 교육에 헌신한 교육자였다. 평안남도 덕천군 무릉면 제남리에서 3남 1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누나 집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형에게 한학과 한방의술을 배운 그는 1883년 함경남도 홍원군으로 이주해 한약방을 경영하며 재산을 모으자 홍원 읍내에 학교와 교회를 지어 신학문을 가르쳤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에는 비밀결사 신민회(新民會) 함경도 지방 책임자를 맡고 있던 독립운동가이자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총리를 맡게 되는 이동휘 선생(1873∼1935)과 만나 민족 교육을 논의했다.

1910년 8월 한일강제합방으로 조국이 일제의 총칼 아래 병탄당하자 그는 독립운동에 투신하기 위해 이듬해 가족과 함께 북간도로 건너갔다. 만주와 연해주 일대에서 박은식(1859∼1925) 이동휘 선생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지원하다가 연해주 일대 독립운동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탄압이 심해지자 1915년 만주 지린(吉林) 성 라오허(饒河) 현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 독립운동기지를 염두에 두고 개척한 마을이 신흥촌(新興村)이다. 강 의사는 신흥촌에 광동학교(光東學校)와 교회를 지어 조선 청소년을 교육하고 민족계몽과 민족독립의 정신을 일깨웠다.

강 의사는 3·1운동 소식이 신흥촌에 알려진 1919년 3월 4일 동포들을 이끌고 만세운동에 앞장선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이동휘 선생의 부친 이승교 박은식 선생 등이 결성한 노인동맹단에 가입했다. 노인동맹단은 46∼70세 남녀로 구성된 독립운동단체. 그는 노인동맹단을 대표해 조선총독을 처단하기로 하고 러시아에서 폭탄을 구입했다. 그리고 원산을 거쳐 8월 초 서울에 들어온 뒤 의거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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