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위 또 파행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반쪽 회의 25일 YTN 노조위원장의 구속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야당 측의 소집 요구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 고흥길 위원장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참한 채 회의가 진행됐다. 안철민 기자
반쪽 회의 25일 YTN 노조위원장의 구속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야당 측의 소집 요구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 고흥길 위원장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참한 채 회의가 진행됐다. 안철민 기자
‘YTN 사태’ 전체회의에 與 “의사일정 미합의” 불참

미디어관계법 처리 문제로 ‘입법전쟁’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의 중심지였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가 이번에는 YTN 노조위원장 구속 문제로 다시 파행을 겪었다.

문방위는 25일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구속과 관련해 민주당과 ‘선진과 창조의 모임’ 의원 10명의 요구로 전체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고흥길 위원장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는 민간기업의 노사문제이고 사법기관의 판단을 국회가 문제 삼기는 어려운 데다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여야 간사 간 의사일정이나 증인출석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만으로 진행된 ‘반쪽 회의’였고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언론 자유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성토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이나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회의장에서 야당 의원의 격한 발언들은 허공을 맴돌았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청와대와 법원, 경찰이 삼각편대를 이뤄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 폭압공포정치의 신호탄이 터졌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천정배 의원은 “공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국가권력이 조직폭력배의 폭력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 ‘조폭 정권’이다”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도 “지금이 5공화국인지 모르겠다. 사법권이 정치권 입김에 좌우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어 고흥길 위원장에게 위원장 직권으로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고 정부 관계자가 출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고 위원장은 “3개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거부했다.

고 위원장은 “여야 간 협의를 거치지 않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요구해 여는 이런 회의는 소집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일방적 매도와 규탄, 비판을 의사진행발언으로 허용하는 것을 좌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회의는) 국회 운영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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