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아델레 블로흐바워 초상…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귀부인과 팜 파탈, 두 얼굴의 여인

아델레 블로흐바워 초상을 위한 습작

(1907년 드로잉 45.1x31.4cm)

“나는 그림의 주제로서 나 자신에게 흥미가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흥미가 있다. 특히 여자들에게….”

자화상을 남기지 않은 화가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여인이야 많지만 그중 아델레 블로흐바워는 첫손에 꼽을 만하다.

국내 두통약 포장에도 등장한 아델레의 첫 번째 초상(1907년)은 2006년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의 기록을 깨고 약 1300억 원에 팔렸다. 당시로선 가장 비싼 그림이었다.

천재 화가의 뮤즈가 된 덕분에 이 부유한 제당회사 사장 부인의 이름은 미술사에 영원히 남았다. 갸름한 얼굴에 마른 몸, 흑단 같은 머리와 짙은 눈썹을 가진 아델레. 뛰어난 미모는 아닌데 깊은 눈매에서 묘한 매력이 풍긴다.

왼쪽 어깨에 털목도리를 두른 여인의 드로잉은 초상화를 완성하기 위해 그렸던 습작. 흥미로운 점은 아델레가 초상화뿐 아니라 ‘유디트Ⅰ’의 모델이기도 하다는 것. 남편이 선물했던 현란한 목걸이가 두 그림에 공히 등장한다.

황금빛 드레스를 휘감은 귀부인과 한쪽 가슴을 내놓은 팜 파탈, 한 여자로부터 두 얼굴을 찾아낸 클림트. 아델레 자신도 모르는 마음속 가장 깊숙한 비밀을 엿본 화가임에 틀림없다. 살아있을 때나 죽은 뒤 그가 여성을 사로잡는 이유, 바로 여기 있지 않을까.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동아닷컴 백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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