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의 마지막 선물 ‘김수환 재단’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오웅진 신부 “작년 12월 에이즈 어린이돕기 ‘實名 재단’ 설립 허락”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충북 음성의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64)는 19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한 ‘김수환 장학재단’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오 신부는 “지난해 12월 26일 문병과 김 추기경의 영명축일(가톨릭 신자가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성인의 축일)을 축하하기 위해 병실을 찾아갔다가 재단의 취지를 밝히고 이름을 쓰는 것을 문서로 허락받았다”며 “김 추기경께서 평소 에이즈 환자와 어린이를 돕는 활동에 관심이 많아 흔쾌히 허락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재단의 기금은 5억 원으로, 1996년 오 신부가 받은 막사이사이상의 상금 5만 달러가 종잣돈이 됐다. 오 신부는 김 추기경의 서명을 받은 재단 관련 서류를 2부 작성해 김 추기경 측과 1부씩 보관하고 있다.

김 추기경은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에이즈에 걸려 고통받는 어린이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10여 년 전 갈 곳 없는 에이즈 환자를 위해 국내 처음으로 에이즈 쉼터를 세우기도 했다.

김수환 장학재단의 설립은 김 추기경이 평소 자선활동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각종 단체나 재단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2002년 김 추기경의 후원으로 설립된 ‘옹기 장학회’도 이름이 드러나기를 꺼린 김 추기경이 자신의 아호를 따서 직접 지어준 것이다.

오 신부는 “장학재단의 후원 대상은 지역과 종교, 계층을 뛰어넘는 사랑을 실천해 온 김 추기경의 뜻을 기리고 확산시킨다는 차원에서 전 세계 어린이 중에서 선정할 것”이라며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신 김 추기경이 천국에서도 아름다운 일을 하시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


▲동아닷컴 이철 기자


▲동아닷컴 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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