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박민규, 단편집도 통한다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 교보문고 5년간 소설집 판매순위 살펴보니…

《국내 문학계에선 작가들의 (단편)소설집 출간이 빈번하지만 지난해 교보문고의 한국소설 판매순위 140위 중 단편소설집은 20여 권에 그쳤다. 중견 작가들의 단편소설집도 1만부 판매를 넘기 힘들다. 이런 형편에도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읽히는 단편소설집들이 있다. 2004∼2008년 5년간 교보문고의 단편소설집 판매순위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즐겨 찾는 단편소설집을 찾아봤다.

단편소설집 판매순위(문학수상집과 연작소설집 제외) 10위권을 통해 봤을 때 이 기간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은 정이현 작가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2003년), 박민규 작가의 ‘카스테라’(2005년), 가수 이적의 ‘지문 사냥꾼’(〃)이었다. 이 작품들은 최근 5년 중 4년 동안 10위 안에 들었다.》

독특한 감수성에 독자 열광

4년간 ‘톱10’ 꾸준한 인기

‘관록’ 박완서-‘입담’ 성석제

출간하는 작품마다 상위권

김영하 작가의 ‘오빠가 돌아왔다’, 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도 각각 2004년, 2005년 출간된 뒤 독자들이 꾸준히 즐겨 찾는 소설집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은 5년 중 3년 동안 10위권을 유지했다.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 은희경 작가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성석제 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정이현, 김애란 작가의 또 다른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 ‘침이 고인다’ 등도 5년 중 2년 동안 10위 이내를 지켰다.

출간될 때마다 독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소설가는 박완서, 성석제 작가가 꼽힌다. 박완서 작가는 ‘친절한 복희씨’ ‘너무도 쓸쓸한 당신’ ‘환각의 나비’ ‘보시니 참 좋았다’ 등을, 성석제 작가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참말로 좋은 날’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재미나는 인생’ 등 각각 4작품을 순위권에 올렸다.

가장 오랜 기간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창작소설집으로는 1998년 출간된 박완서 작가의 ‘너무도 쓸쓸한 당신’이 꼽혔다. 김영하 작가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도 1999년에 나온 후 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2005, 2008년에는 가수 이적과 타블로의 소설집이 각각 중견작가들의 신작 작품집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있기도 했다. 이 씨의 경우 2005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가 돼 18만 부가 판매됐고 이후 계속해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 서울예대 교수는 “장편 작가로서 대중성과 지명도를 확보하고 있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과 단편으로도 독립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작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정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관심, 단편미학을 살린 잘 짜여진 작품에 대한 수요 등 문학 마니아층의 존재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창작소설집 외에도 문학상 수상집과 연작 소설집도 꾸준히 인기다. 문학상 수상집은 한 해도 빠짐없이 5위 이내에 올랐다. 수상집 중 주목받은 작품들로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등이다.

서로 연관된 단편들의 모음집인 연작 소설집 중에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양귀자 작가의 ‘원미동 사람들’이 매해 10위 이내에 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들은 출간된 지 20년이 더 지났는데도 계속 읽히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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