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디자인에 철가방?

  • 입력 2009년 1월 29일 23시 21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디자인문화재단(KDF)는 196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적 정체성을 담아낸 우리나라 고유의 ‘한국 50년 디자인’ 52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중국집 하면 떠오르는 ‘철가방’과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이태리타월’이 포함돼 있고, 이외에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서울올림픽 주경기장, 뽀로로 만화 캐릭터, 돌침대, 김치냉장고 딤채, 경부 고속도로등이 함께 선정됐다.

이같은 소식을 국내 여러 매체들은 디자인 선정에 여러 교수들이 참여한 사실을 포함해 고스란히 소개해 알렸다. 하지만 한 블로거는 ‘한국 50년 디자인’으로 선정된 ‘철가방’을 두고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블로거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이라면 한국만의 개성이 나타나 있어 ‘오리지널’이 강조되는 것이 아닐까”라면서 “철가방은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우동이나 소바를 배달시켜 먹는 문화가 있었다”며 역사를 소개한 뒤 “원래는 철가방 모양의 나무가방이 있었고 오카모치(사진 아래)라 불렸다. 그런데 그 오카모치가 현대에 들어오면서 알루미늄 재질로 바뀐 것이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 블로거 뿐만이 아니라 ‘오카모치’를 익히 알고 있는 누리꾼들은 해당 뉴스 댓글에서 비슷한 점을 이유로 들며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러 누리꾼들은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의 디자인이 멋스럽긴 했지만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경기장의 디자인을 표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자 여러 누리꾼들은 “한국 50년 디자인이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이것을 들고 세계에 나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홍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원본 디자인이 있는 것을 조금 변형해 사용한 것을 우리나라 고유의 것으로 만들어 홍보하면 역사를 알고 있는 전세계 누리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디자인을 선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 것 같은데 50년동안 오랫동안 사용한 것만 생각한 채 본래의 취지를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중요한 일들은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알아보고 문제를 따져 보듯이 이번 디자인도 이렇게 쉽게 정하기 보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 부끄럽지 않은 ‘한국 50년 디자인’을 완성하자”고 설득했다.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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