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조선 ‘감로왕도’ 日서 돌아왔다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1580년 제작 佛畵… 북촌미술관서 구입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감로왕도(甘露王圖)가 일본에서 발견돼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 감로왕도의 존재 사실도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북촌미술관 전윤수 관장은 12일 “지난해 11월 일본 교토(京都)의 고미술 경매에 나온 조선 전기 불화(佛畵)가 가장 오래된 감로왕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그림을 산 일본의 대표적 고미술 컬렉터인 사카모토 고로(86) 씨를 설득해 구입한 뒤 이달 2일 한국으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감로왕도는 동아시아의 불화 중 조선에서만 그려진 양식으로 유교 불교 민간신앙을 조화시켜 인간의 삶과 죽음, 죽음 뒤의 세계를 묘사한 그림이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감로왕도는 일본 효고(兵庫) 현 라쿠센(樂仙)사 소장의 1589년 작품이며 국내에서는 1649년에 제작된 충남 금산군 보석사 감로왕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가 최고로 손꼽힌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감로왕도(111×128cm)에는 ‘만력(萬曆) 8년’(1580년)이라는 제작 연대가 명기돼 있어 이들 작품보다 앞선다.

작품을 살펴본 정우택(문화재위원) 동국대 교수는 “일본 내의 다른 감로왕도를 다 봤지만 후대에 고쳐 그린 흔적 없이 이렇게 색깔이 선명히 보존된 경우는 없었다”며 “후대 감로왕도에 비해 표현이 현실적이고 예술적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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