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꽃보다 남자’ 한-일-대만 완벽男 캔디女 매력비교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0분


○ 日 히트만화 3국 모두 드라마화

아시아를 휩쓴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한국판으로 재탄생했다.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는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의 전형. 5일 방영을 시작한 KBS2 드라마를 포함해 일본 대만 등 아시아에서 드라마 5편, 영화 2편, 애니메이션 1편으로 만들어졌다.

“꽃미남 신드롬이 서양에 비해 두드러지는 동아시아”(김호기 연세대 교수)에서 각광받는 문화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잘생긴 안하무인 귀공자와 가난하지만 밝은 ‘캔디형’ 여학생의 로맨스라는 뻔한 줄거리지만 인기는 엄청났다.

등장인물인 남성 주인공 4명을 지칭하는 ‘F4(Flower 4)’는 삼국 모두 ‘완벽남’의 일반명사로 통한다. 동아시아 3국의 ‘꽃보다 남자’ 남녀 주인공을 통해 ‘같은 듯 다른’ 세 나라의 꽃미남과 캔디 스타일을 비교 분석해봤다.

○ 남자 신장 한국>대만>일본

세 나라 F4는 하나같이 ‘깎아 놓은 조각상’처럼 인물이 훤하지만 나라마다 외모에 차이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키.

대만의 F4는 세트로 맞춰 놓은 듯 모두 신장이 180cm. 일본은 173∼184cm로 각양각색이다. 이 중 쓰카사(대만 타오밍스, 한국 구준표) 역을 맡았던 마쓰모토 준은 173cm, 아키라(대만 메이, 한국 송우빈) 역의 아베 쓰요시는 175cm로 작은 축에 속한다. 한국은 4명의 평균키가 182.3cm로 가장 크다. 특히 구준표 역을 맡은 이민호는 186cm의 장신을 자랑한다.

한국의 F4가 3국 중 가장 ‘롱다리’인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한국에서 신장은 꽃미남의 필수조건이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형남규 이사는 “신장은 여성이 남성 외모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얼굴과 턱이 작은 ‘소하안(小下顔)형 얼굴’을 선호한다. 굵은 남성적 매력을 강조한 대만의 F4나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의 F4와 차이가 있다.

조용진 한남대 객원교수(조용진 얼굴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삼국의 외모 기준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은 이마와 눈 부위가 발달해 강하고 당당해 보이는 얼굴을 으뜸으로 치며, 일본은 눈과 귀 사이가 좁고 부드럽고 유순한 얼굴을 좋아한다. 반면 한국은 눈이 크고 코가 높은 ‘헬레니즘적 외모’를 미남(미녀)으로 친다. 나라마다 차이를 보이는 F4와 달리 여주인공은 공통적으로 원작의 느낌을 살려 ‘작고 귀여운’ 외모의 배우들이 맡았다. 다만 대만은 보이시한 중성적 느낌, 일본은 청순하고 연약한 분위기, 한국은 상큼 발랄하고 때론 ‘엽기적인’ 매력을 살렸다.

○ 한국, 대통령 손자 눈길

‘꽃보다 남자’는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비현실적 요소로 채워진 일종의 판타지”(드라마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다. ‘완벽남’에겐 외모뿐 아니라 부와 명예, 권력도 빠질 수 없다.

한국판 남자주인공은 대한민국 대표 재벌 신화그룹 후계자로 등장한다. 일본판 역시 글로벌기업 도묘지 그룹의 2세이며, 대만판도 대기업 도명재단의 아들이다.

한국판에서는 F4의 집안 배경으로 정치계, 부동산 재벌을 등장시킨 것이 눈에 띈다. 윤지후(일본 대만 루이 역)는 전직 대통령의 손자로 가문에서 경영하는 문화재단, 아트센터, 오케스트라를 이끌어나갈 후계자이자 뮤지션으로 나온다. 일본판에서는 배경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송우빈이 부동산 재벌의 아들로 설정된 것도 조폭의 아들로만 설정된 일본판과 차이가 있다.

전현직 대통령 친인척이 개입한 권력형 비리가 끊이지 않고 전 국민이 부동산 부자를 꿈꾸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반영된 설정으로 보인다.

여주인공도 한국판의 설정이 좀 더 구체적이다. 평범한 회사원의 딸로 그린 일본판과 달리 한국판에서는 세탁소집 맏딸로 서민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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