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66>過載者沈其舟, 慾勝者殺其生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過(과)는 지나가다의 뜻이다. 過去(과거)처럼 시간적인 것 외에 過度(과도)처럼 정도의 경우에도 쓰인다. 그로부터 過誤(과오)처럼 허물이나 잘못의 뜻이 나왔다. 載(재)는 싣다 또는 실어나르다의 뜻으로 車(거)가 의미요소이다. 載舟覆舟(재주복주)는 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말로, 민심이 국가 흥망의 결정적인 힘이라는 뜻이다. 해, 즉 年(년)의 의미도 있다. 千載一遇(천재일우)는 천 년에 한번 만날 만큼 매우 드물다는 뜻이다.

沈(침)은 沈沒(침몰)처럼 가라앉거나 가라앉히다, 沈溺(침닉)처럼 빠지다의 뜻이다. 사람의 姓(성)이면 ‘심’으로 읽는다. 慾(욕)은 욕심이나 욕정이다. 欲(욕)에 心(심)을 더한 파생자로서 欲(욕)으로 대신할 수 있다. 欲(욕)은 부족함을 뜻하는 欠(흠)이 의미요소로서 욕심 또는 바라다의 뜻이다. 勝(승)은 이기다의 뜻 외에 여기서처럼 넘치거나 지나치다의 뜻도 있다.

殺(살)은 무기인 창을 가리키는 수(수)가 의미요소이다. 죽이다의 뜻 외에 해치다, 제거하다의 뜻도 있다. 殺身成仁(살신성인)은 목숨을 바쳐 仁(인), 즉 정의나 이상을 이룸을 뜻한다. 동사나 형용사 앞에서 정도가 심함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그 때는 ‘쇄’로 읽는다. 殺到(쇄도)는 한꺼번에 세차게 몰려듦을 뜻한다. 또 줄어들거나 줄이다의 뜻이어도 ‘쇄’로 읽는다. 殺損(쇄손)은 줄임, 相殺(상쇄)는 서로 영향을 주어 효과가 없어짐을 뜻한다.

짐을 싣는 데에도 옳은 방법이 있다. 그 방법으로 실으면 많이 실을 수 있다. 너무 많이 실으면 견디지 못해 가라앉는다. 그렇듯이 욕심이 지나치면 감당하지 못해 생명력을 해칠 수밖에 없다. 언제나 문제는 지나침 때문에 발생한다. 晉(진) 葛洪(갈홍)의 ‘抱朴子(포박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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