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03>以鏡自照見形容, 以人自照見吉凶

  • 입력 2008년 9월 10일 02시 56분


以(이)는 수단이나 방법을 표시한다. 鏡(경)은 거울이다. 본보기 또는 비춰 보거나 자세히 살피다의 뜻이 있다. 鏡鑑(경감)은 다른 일을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뜻한다. 鑑(감)은 鑒(감)으로도 쓰며 鏡(경)과 의미가 같다.

照(조)는 해의 밝음을 뜻하는 昭(소)에 火(화)의 변형인 화(화)가 더해졌다. 밝다는 뜻, 照射(조사)처럼 비추다의 뜻, 落照(낙조)처럼 햇빛의 뜻, 對照(대조)처럼 견주어 보거나 맞춰 보다의 뜻이 있다. 自照(자조)는 자신을 비춰 보다의 뜻이다. 목적격인 自(자)는 타동사 앞으로 도치된다.

形(형)은 형체나 용모 또는 정신과 상대적인 육체를 뜻한다. 의미요소로 쓰인 삼(삼)은 털을 빗어놓은 모양이며 무늬와 관련됨을 나타낸다. 形似(형사)는 겉모습의 유사함이고 神似(신사)는 정신면모의 유사함으로, 초상화에서는 당연히 神似(신사)를 귀하게 여긴다. 容(용)은 얼굴 또는 용모이다. 形容(형용)은 몸과 얼굴로서 겉모습을 가리킨다.

人(인)은 여기서처럼 남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吉祥(길상)함을 뜻하는 吉(길)은 무기를 기물 안에 넣은 모양이 많이 변했다. 그와 상대적인 뜻의 凶(흉)은 움푹 파인 구덩이에 가위표를 더해 구덩이에 빠짐을 나타냈다. 불길함 또는 흉악함이나 해침을 뜻한다. 人(인)의 변형인 인(인)을 더한 兇(흉)은 흉악함이나 흉악한 사람을 뜻하는 파생자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누가 보아도 같다. 하지만 행실의 모습은 흔히 본인이 희망하는 것과 남이 보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남의 눈으로 냉정하게 잘 봐야 한다. 그런데도 그 길흉의 거울을 흔히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唐(당) 張九齡(장구령)이 황제의 생일에 올린 ‘進千秋節金鏡錄表(진천추절금경록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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