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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15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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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5중주 G단조, 오보에 4중주로 구성된 전반부보다는 플루트 4중주 1번, (저 유명한) 클라리넷 5중주 A장조가 연주된 후반부가 좀 더 좋았다. 두터운 질감과 파트간의 호흡, 균형이 손에 만져질 듯 도드라져 프로그램북을 펼쳐보니 아니나 다를까 솔리스트들이 각 파트 수석이었다.(괜히 수석이 아닌 것이다)
박지은(플루트)과 채재일(클라리넷)은 생동감이 넘치고, 화가의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모차르트를 들려주었다. 특히 채재일의 클라리넷은 어릴 적 온 종일 뛰놀다 고픈 배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멀리 지붕 위로 깔린 검붉은 저녁노을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한 음을 조탁해냈다.
플루트 4중주에서는 박지은의 플루트 뒤에 숨지 않고 당당히 목소리를 낸 유미나의 바이올린이 오래도록 귀에 감겼다.
공연의 여운을 안주삼아 세종문화회관 뒤편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눈에 익은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 30분 전 무대에서 봤던, 서울시향의 단원들이었다. 아는 척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그만 두고 그들의 흥겨운 뒤풀이 광경을 그림을 보듯 ‘관람’했다. 사실 이 편이 훨씬 더 재미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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