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제 소설로 마음의 상처 치유됐으면”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마음의 상처를 지닌 독자들이 제 소설을 읽은 뒤 온천에서 씻고 나온 것 같은 개운함과 한 차례 여행을 끝낸 듯한 홀가분함으로 아픔을 치유했으면 합니다.”

사춘기적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소설로 국내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44·사진) 씨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99년 ‘키친’ 이후 10년 가까이 ‘도마뱀’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 여러 작품을 통해 한국에서 일본 소설 열풍을 이끌었다.

그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설 ‘왕국’(민음사) 번역 출간에 맞춰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서툰 일본어로 메일을 보내오는 한국 독자도 많은데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할머니와 단둘이 산속에서 살다가 도시로 온 한 소녀가 각기 다른 사람들을 만나 삶과 세상을 배운다는 이야기다. 눈이 보이지 않는 점술가, 선인장과 교류하는 원예사 등 작가는 이 작품이 전작보다 ‘우화’적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만의 판타지를 창조해보자’는 생각에서 이 소설을 썼다”며 “우화의 힘으로 현실의 고통을 견디는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소설가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요시모토 씨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마음을 지닌 상처받은 사람을 가상 독자로 두지만 일단 보편적 감성에 호소하려 했는데 그게 한국에서도 통한 듯하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