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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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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노래 함께 불러요, 둘이서 라라라∼.”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와 ‘소몰이 창법’을 대표했던 3인조 그룹 SG워너비는 최근 발표한 5집을 통해 익숙한 모든 것을 버렸다. 대신 선택한 장르는 미국 동부에서 건너온 컨트리 음악. 쿵짝 쿵짝 리듬에 하모니카 반주가 실린 타이틀곡 ‘라라라’는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SG워너비의 멤버 김용준 김진호 이석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변신에 대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물었다. “음악, 어때요? 괜찮아요? 잘될까요?”
“처음엔 이것저것 계산해 최대한 감정을 절제했어요. 근데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SG워너비는 역시 감정에 호소해야 된다고. 그래서 벅차게 부르자. 가사를 온몸으로 제대로 표현해내는 게 가장 ‘SG워너비’다운 것인 거 같아요.”(진호)
이번 5집은 SG워너비에서 멤버 교체도 일어났다. 계약 만료로 떠난 리더 채동하의 자리에 새 얼굴인 이석훈을 세웠다. 홍익대에서 흑인음악을 하던 언더그라운드 그룹의 보컬로 활동했던 이석훈은 비밀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멤버들은 일제히 “김동률과 하동균의 목소리를 섞어 놓은 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친구들끼리 그런 말을 했거든요. 노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SG워너비는 앨범을 사게 만드는 팀이라고. 팬에서 진짜 SG워너비의 멤버가 된 건데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석훈)
SG워너비는 국악을 접목한 발라드와 ‘탈’소몰이 창법을 시도한 4집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목소리에는 힘을 뺐지만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간 거죠. 4집 때 미디어템포에서 벗어나려고 작곡가 영수 형이랑 세운 대책이 국악이었어요.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욕심 부린 건데…. 그러나 대중이 우리에게 원한 것을 몰랐던 것 같아요.”(진호)
3년 연속 앨범 판매량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SG워너비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쌓아온 무대 경험이다. 2004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공연 횟수만 300회가 넘는다. 김진호는 “가수가 TV에서 노래만으로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한다. “전국을 돌면서 공연을 하면 적어도 2000명은 와요. 그렇게 10번 돌면 2만 명이고, 더 부지런히 돌면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으니 더 효과적이죠.”
“앨범마다 터닝 포인트라고 했는데 이번이 정말 터닝 포인트인 거 같아요. 인터뷰할 때마다 SG워너비의 ‘SG’는 ‘섹시 가이’라고 장난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컨트리니까 ‘시골 가이’인가.(웃음) 원래 SG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처럼 되고 싶어 붙인 이니셜인데 이번 노래는 그 의미에 가장 가까웠으면 해요.”(용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