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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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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년 만에 나란히 새 음반을 낸 팝 스타 두 ‘M’의 대결이 흥미롭다. 알파벳 ‘M’으로 시작되는 이름에 개띠 띠동갑, 팝 음악계를 대표하는 여걸이라는 수식어, 수많은 히트곡까지…. ‘섹시댄스의 아이콘’이었던 마돈나와 1990년대 폭발적인 가창력을 대표한 머라이어 캐리는 다른 길을 걸어온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3년 만에 공식 11집을 발표하며 대전(大戰)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이효리의 대표곡 ‘텐 미니츠’를 연상케 하는 마돈나의 새 싱글 제목은 ‘포 미니츠’. ‘위 온리 갓 포 미니츠 투 세이브 더 월드’의 후렴구를 가진 이 곡은 3월 17일 미국 라디오 방송을 시작으로 베일을 벗었다. 이후 3월 말쯤 디지털 싱글을 시작으로 캐리의 힙합 스타일의 미드 템포곡 ‘터치 마이 보디’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 파격과 도발, 멈추지 않는 변신
캐리의 새 앨범은 ‘E=MC²’. “머라이어 캐리의 위력이 원자폭탄만큼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뜻하기 위해 이름 이니셜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공식에 대입해 지었다고. ‘터프함과 달콤함’을 뜻하는 마돈나의 앨범 ‘하드 캔디’는 28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미국에선 29일) 공개된다. 두 앨범 모두 표지부터 과감하고 도발적이다. 캐리가 하얀 깃털로 나신을 휘감았고 최근 다이어트에 성공한 마돈나는 더욱 과감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21세기 대중음악사의 대표 유행 코드인 힙합과 접목시켰다는 것. 둘 다 새로운 음악 조류에 맞는 ‘어번 힙합’을 중심으로 각자의 장점을 조화롭게 녹여냈다. 어번 힙합은 기존의 힙합보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장르를 일컫는다.
지난 앨범부터 놀라울 만큼 힙합에 적응하고 있는 캐리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노래로 힙합 사운드가 가미된 R&B 발라드 ‘바이 바이’와 마지막 곡 ‘아이 위시 유 웰’로 왕년의 팬들을 다독여 준다. 오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 실험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마돈나의 다소 이국적인 힙합 접목은 신선하게 다가오며 미드 발라드 ‘마일스 어웨이’, 펑키와 디스코가 접목된 ‘댄스 투나잇’, 스페인 색채가 묻어나는 ‘스패니시 레슨’은 이질감 없이 오랜 마돈나의 팬들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 캐리, 보름 만에 싱글 차트 정상… 마돈나 추격전
일단 두 앨범의 초반 대결 결과를 빌보드 싱글 차트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캐리의 ‘터치 마이 보디’는 발표 보름 만인 12일 정상에 올라 2주째 순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마돈나는 12일 3위로 차트에 처음 진입해 정상을 노리고 있다.
두 앨범은 참여한 프로듀서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L A 리드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캐리의 앨범에는 티 페인과 영 지지, 대미언 같은 힙합 뮤지션 이름이 올라와 있으며 마돈나의 앨범에도 팀벌랜드, 패럴 윌리엄스, 저스틴 팀벌레이크가 참여했다.
다만 근래 몇 장의 앨범에서 일렉트로닉 등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마돈나가 멈추지 않는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면 발라드에서 힙합으로 과감한 변신을 한 캐리는 거물급 뮤지션에 힘입어 그저 새로운 장르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위드아웃 유’ ‘히어로’ 등으로 기억하고 있는 한국 팬들에게는 캐리의 파격적인 도전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둘 다 부단한 노력과 자기관리, 과감한 시도로 부동의 팝계 아이콘의 자리를 지킬 만한 열정을 보여 줬다. 그러기에 마돈나는 3월 10일, 데뷔 후 25년이 지나야만 기본 자격이 주어지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적됐고 빌보드 차트 1위에만 무려 18곡을 올린 캐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을 넘어 1위인 비틀스의 기록까지 넘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성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마돈나 | 머라이어 캐리 | |
| 1958년(50세) | 출생 | 1970년(38세) |
| 1983년 자신의 긴 이름을 줄인 ‘마돈나’라는 첫 앨범을 내놓아 ‘보더라인’ ‘홀리데이’를 히트시키며 전형적인 섹시 댄스 가수로 데뷔. | 데뷔 | 1990년 음반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머라이어 캐리’ 앨범으로 데뷔. ‘비전 오브 러브’ ‘러브 테이크스 타임’ 등을 히트시키며 화려하게 등장. |
| 1985년 연기파 배우 숀 펜과 결혼했으나 4년 만에 이혼. 2000년 열 살 아래 영국 영화감독 가이 리치와 재혼. | 스캔들 | 1993년 소니뮤직 사장인 토미 모톨라와 결혼하며 완벽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었다가 이혼의 아픔을 겪음. 얼마 전까지 우울증에 시달림. |
| 2억7500만 장(4위) | 앨범 기록 | 2억3000만 장(8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