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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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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녀는 “이마에 잔머리가 2cm나 있다. 이게 너무 싫어 면도기로 밀기도 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마를 보면 면도로 생긴 파란 자국이 보인다”면서 방송 중 푸른색이 맴도는 이마 가장자리를 드러내 보였다. 옆에 있던 출연진은 모두 박장대소했다.
과연 우스운 이야기일까? 필자는 좁은 이마를 넓히기 위해 날마다 거울 앞에서 면도기를 들었을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한지혜처럼 못생긴 이마로 고민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관상학적으론 이마가 ‘결혼 운’과 연관되어 있어 예쁜 이마에 대한 여성들의 집착은 상상을 초월한다.
1990년대 중반 필자가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20대 여성이 좁은 이마를 넓히기 위해 이마 가장자리 털을 제거해 달라며 입원한 적이 있다. ‘길어봐야 수십 분이면 끝나는 제모시술을 위해 웬 입원까지?’라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당시엔 요즘처럼 레이저를 이용한 제모시술이 없었다. ‘절연 침’(가는 바늘의 끝부분은 전류가 흐르지만 중간 부분은 전류가 흐르지 않도록 절연된 침)을 피부 속으로 집어넣어 전류로 털의 뿌리를 태우는 방법뿐이었다. 이 방법은 털 하나 하나를 제거해야 하므로 최소 몇 시간을 시술해야 했다. 그것도 며칠 동안.
이 여성은 하루 4, 5시간씩 4일간 좁은 이마를 넓히는 시술을 받았다. 장시간 시술에 이마가 아픈 것은 물론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어야 했다. 생지옥이 따로 없다.
이런 고역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여성들을 보면서 좁은 이마로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임을 체감하게 됐다. 미국 하버드대 연수를 다녀온 피부과 전문의인 필자가 ‘예쁜 이마선 만들기’를 위해 제모시술에만 매달리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너무 좁은 이마는 답답해 보인다. 울퉁불퉁하거나 푹 꺼진 이마는 융통성 없고 촌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반대로 적당히 넓고 동그란 이마는 이목구비가 특별히 예쁘지 않아도 환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게 한다.
특히 요즘 승무원이나 호텔리어 등 전문 서비스직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예쁜 이마선에 대한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고우석 제이엠(JM)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