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바람 타는 영화계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영화계가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이 주도하는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 분리된 진보신당을 공식 지지하려는 영화인들과 이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이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

최근 영화사 아이필름 오기민 대표와 청년 필름 김조광수 대표, 조영각 서울 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변영주 김경형 감독이 주축이 돼 진보신당을 설명하고 ‘가입하거나 지지할 사람은 회신을 보내 달라’는 e메일을 영화인들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8일경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신당에 대한 영화인 지지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2004년에도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 226명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정권이 교체되고 ‘총선’ 등 예민한 시기에 영화인들이 정치 일선에 나서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한 감독은 “이는 명백한 세 확산과 ‘총선용’ 액션이며 진보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개별적으로 입당하고 지지하면 되지 왜 영화인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마치 영화인 전체가 지지하는 것처럼 몰고 가느냐”고 비난했다. 이 감독은 지지 선언이 나올 경우 곧장 반대하는 성명서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도 “개인적인 생각은 자유지만 영화인 전체의 이름으로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믿고 있다”며 “영화인들은 영화의 발전만을 생각해야지 정파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영화인협회 신우철 이사장은 “지난 대선 때 기성 영화인들이 한나라당 지지 선언을 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정치를 하라’고 말렸다”며 “영화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정당정치하는 이들처럼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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