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74>落其實者思其樹, 飮其流者懷其源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3분


落(락)은 여기서는 떨어뜨리다, 즉 열매를 딴다는 뜻이다. 實(실)은 집안에 돈 꾸러미가 있는 것으로 풍족함이 그 본래의 뜻이다. 열매나 종자 또는 사실이나 실체 등을 뜻하기도 한다. 思(사)는 생각하다 또는 그리워하거나 思慕(사모)하다의 뜻, 思念(사념)이나 思想(사상)의 뜻이 있다. 樹(수)는 나무이다. 飮(음)은 마시다의 뜻이다. 流(류)는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을 나타낸 글자이다. 水流(수류)나 河流(하류) 등 물길을 통칭하며, 흐르다 또는 흐르게 하다의 뜻이 있다. 懷(회)는 생각하다 또는 가슴에 품다의 뜻이다. 懷古(회고)는 옛사람이나 옛일을 생각함이고, 懷抱(회포)는 품에 안음 또는 가슴 속에 품은 정이나 포부이다. 懷柔(회유)에서처럼 품어 어루만지거나 안무하다의 뜻, 懷姙(회임)이나 懷孕(회잉)에서처럼 임신하다의 뜻도 있다. 품 또는 심정이나 의향을 뜻하기도 한다. 懷橘(회귤)은 어버이를 생각하고 효도하려는 마음을 의미한다. 후한 말에 陸績(육적)이 袁術(원술)의 집에 갔다가 차려내온 귤을 보고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가슴에 품은 일에서 유래한다. 懷才不遇(회재불우)는 재주를 가지고도 때를 만나지 못함을 뜻하며, 불우한 옛 문인들 작품의 단골 주제이기도 하다. 源(원)은 水源(수원) 또는 근원의 뜻이다.

경제적 안정이든 지혜의 전수이든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무심코 또는 당연하다고 여기며 얻는 것들에도 누군가의 노력이 들어가 있고 내력이 있다. 얻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주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받는 것의 근원을 생각하며 진정으로 감사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행복하며 또 남에게 그 무엇을 남길 수 있다. 北周(북주) 庾信(유신)의 ‘徵調曲(징조곡)’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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