燕(연)이나 燕子(연자)는 모두 제비이다. 子(자)는 명사 뒤의 접미사로서 뜻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의 魚兒(어아)와 짝지어 읽어보면 燕子(연자)는 어린 제비의 느낌을 가지게 한다. 제비와 참새를 가리키는 燕雀(연작)은 작은 새로서 도량이 작은 사람을 비유하고, 燕雀之見(연작지견)은 매우 천박한 식견을 의미한다. 燕尾服(연미복)은 제비꼬리 모양의 검은색 예복을 가리킨다. 또 燕(연)은 전국시대 흥성했던 나라 이름으로 그 수도를 가리키는 燕京(연경)은 지금의 北京(북경), 즉 베이징의 옛 이름이다. 斜(사)는 비스듬하다 또는 기울다의 뜻이다. 傾斜(경사)는 비스듬히 기울어짐을, 斜陽(사양)은 夕陽(석양)을 가리킨다.
봄날 가랑비에 새끼 고기들이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미풍을 타고 어린 제비들이 날개를 기울여 오르락내리락 나는 광경이 선명하다. 전원의 소박함과 평화로움이 아무런 꾸밈도 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詩聖(시성)이라 불리는 杜甫(두보)의 ‘水檻遣興(수함견흥)’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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