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내게 힘을 주는 이들…‘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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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오명철 지음/202쪽·9800원·이레

현직 기자인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거침없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를 샅샅이 공개한다. 용감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가난했지만 가장의 역할에 충실했던 아버지, 형 같은 마음 씀씀이를 지닌 동생, 부부싸움 끝에 가출한 사위를 받아준 장모, 마음의 병을 앓는 제자를 다독여주는 노스승,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났지만 마음을 나누게 된 유명인사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 가족, 이웃, 친구, 인생과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신 고마운 어른과 선후배 등 모두가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이들이다.”

저자가 기자 생활 24년 만에 처음으로 펴낸 이 산문집은 세상을 향해 매섭게 벼린 칼날을 감춘 칼집이 아니다. 씁쓸한 세상사 뉴스에 잃어버린 입맛을 달래주는 칼칼한 동치미 같고 구수한 숭늉 같은 맛이 우러나는 뚝배기다.

그러나 그렇게 사람냄새 물씬한 그 글들에서 오히려 한줄기 외로움이 배어나는 것은 왜일까. 진짜 그리움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사람다움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빈곤세대’와 ‘혁명세대’ 사이에 끼어 ‘꽃 시절’ 한번 누리지 못했다고 여기는 이 땅의 ‘산업화세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휴머니즘과 낭만주의가 결합한 그의 글은 묘하게 유교적 심성에 맞닿아 있다. 그 글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정치의 요체에 대한 공자의 답으로 귀결된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는.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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