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마음을 다스리는 책]생명의 소중함 알고 동물 키우기

  • 입력 2007년 12월 22일 02시 55분


코멘트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서 지낼 때 토끼 두 마리를 키우게 되었다. 먹이도 주고 잘 돌보겠다고 외할머니와 약속을 하고 나서야 키워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아기 토끼 두 마리가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배춧잎을 뜯어먹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럽던지, 아침에 눈만 뜨면 토끼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토끼를 돌보는 게 아주 귀찮고 힘들게 느껴졌다. 저절로 토끼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뜸해졌다. 그리고 며칠 뒤 토끼장을 찾았을 때 두 마리의 토끼가 옆으로 누워 나란히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잘 보살펴 주지 않아 토끼들이 죽은 것이다. 생명이 있는 것을 키운다는 게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인지, 그제야 깨닫게 되었지만 뒤늦은 후회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값진 교훈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잘 가, 토끼야’(이상권 글·이태수 그림·창비·유아∼초등 2학년)를 읽고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시우는 토끼가 갖고 싶다. 눈이 쌓인 뒷산에서 놀다가 토끼 발자국을 발견한 날 시우는 덫을 놓아 산토끼를 잡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시우가 놓은 덫에 토끼가 쉽게 잡혀들 리 없다. 시우는 토끼를 잡고 싶은 욕심에 점점 더 덫을 많이 놓는다. 결국 시우가 놓은 덫에 어린 토끼 한 마리가 걸려들지만 죽게 된다. 시우는 울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새끼 개’(박기범 글·낮은산·초등 1∼3학년)는 어미와 떨어져서 남자아이 둘이 있는 집으로 팔려간 새끼 개 이야기다. 두 아이는 새끼 개가 예뻐서 만지고 장난을 치지만, 새끼 개는 아이들의 행동이 무섭고 고통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점점 더 사나워진다. 새끼 개는 어미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다가 병에 걸려 동물센터로 보내진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한다. 동물은 아이들의 놀이 친구이자 외로운 마음을 달래 주는 좋은 벗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실수나 무책임한 행동, 이기심 때문에 동물들이 불쌍하게 희생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조른다면 곤충이나 달팽이, 물고기 등 작은 동물부터 먼저 키우게 하면서 천천히 책임감을 길러 주자. 키우는 동물에 대해 관찰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관찰을 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책에서 찾아 보는 습관도 길러 주면 어떨까. 동물에 대해 몰랐던 점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명의 존엄성도 깨닫게 될 것이다.

김리리 동화작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