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환상적 고음…파격 의상…서울국제음악콩쿠르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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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12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예선에서 한 해외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7일까지 계속된다. 김재명  기자
28일 낮 12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예선에서 한 해외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7일까지 계속된다. 김재명 기자
“브라보!”

동아일보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차 예선이 28일 낮 12시 반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시작됐다. 이날 현장에는 1시간 전부터 음악 전공 학생과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성악콩쿠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처음 등장한 출전자는 바리톤 김주택(21·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재학).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한 다음 이탈리아 작곡가 토스티의 가곡 ‘더는 사랑하지 않으리’와 도니체티의 오페라 ‘폴리우토’의 아리아를 불렀다.

노래를 마친 뒤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콩쿠르에서 1번 주자는 콩쿠르의 전체적인 수준을 가늠하는 심사기준이 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이 더하기 마련”이라며 “나보다 나이와 경력이 많은 가수들보다 먼저 하니까 더욱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틀간 열리는 1차 예선의 첫날에는 전체 39명의 참가자 중 18명이 무대에 섰다. 한국인 소프라노 장혜지(24·2007 동아음악콩쿠르 1위)는 몸이 안 좋아 출전을 포기했다. 중국인 참가자 펑옌(28)과 러시아의 에두아르트 찬가(29)는 자신이 데리고 온 자국 출신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무대에 섰으며, 나머지 참가자들은 모두 공식 반주자와 함께 호흡을 맞춰 오페라 아리아, 예술가곡을 한 곡씩 불렀다.

성악콩쿠르인 만큼 참가자들은 최고음을 넘나드는 화려한 목소리 테크닉 외에도 파격적인 의상과 표정 연기로 객석을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소프라노 조앤 엄(25·미국 태평양음악협회 콩쿠르 1위)과 러시아 메조소프라노 줄리아 코르네바(21·러시아 그네신 음악원)의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다.

섹시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소프라노 시나 로(25·미국 미시간대)는 “가곡은 잘 불렀는데 오페라 아리아는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서 무척 흥분된 느낌이며 반주자와 모든 스태프들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심사위원석은 객석과 분리돼 2층에 마련됐으며, 무대 전면에는 참가자의 이름과 곡목이 적힌 영상이 마련됐다. 객석에는 참가자의 가족과 친구의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고 성악을 전공하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예선장에 나타난 피아니스트 김선욱(2006년 리즈국제콩쿠르 우승)은 “늘 비행기 타고 외롭게 국제콩쿠르를 찾아가던 기억이 새로운데 이렇게 서울에서 각국의 연주자가 겨루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하다”며 소감을 말했다.

심사위원 셰릴 스튜더(미국) 씨와 동행한 남편 미하엘 두카키스(51·그리스 출신 테너) 씨는 “각국에서 온 가수들의 수준이 무척 높으며 서울국제콩쿠르가 잘 조직되고, 빈틈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콩쿠르 실황은 동아닷컴(www.donga.com)을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9일에도 낮 12시 반부터 남은 20명의 출전자가 1차 예선에 나선다. 02-2020-0736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촬영 :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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