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어른들을 위한 동화’ 2편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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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만 같은 첫사랑… 좌충우돌 꼬마 마녀…

저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반가운 소식.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비롯해 저패니메이션의 대명사로 꼽히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그가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2편이 22일 나란히 개봉한다. ‘귀를 기울이면’과 ‘마녀 배달부 키키’는 각각 첫사랑과 성장 등 풋풋한 소녀적 감수성이 하야오 특유의 따뜻한 터치로 다듬어진 수작이다. 두 작품 모두 일본에서는 개봉한 지 10년이 넘어 이미 해적판으로 어지간히 보급이 된 상태라서 흥행 성패는 미지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평가를 받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맛을 느끼기에는 최고의 음식이다. 전체 관람가.

○ 귀를 기울이면 책을 좋아하는 중3 여학생 시즈쿠는 도서 대출카드에 항상 자신보다 먼저 세이지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 대해 환상을 품는다. 대출받은 책의 분실이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된 세이지는 바이올린 장인을 꿈꾸는 동갑내기 남학생. 이들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 클래식 음악과 서정적인 화면들로 채워졌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상큼한 첫사랑의 이미지도 좋지만, 작품의 주요 무대가 되는 골동품 가게에서의 즉흥 합주나 몽환적 터치가 가미된 ‘고양이 남작’의 등장 등은 만화만이 담아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한껏 살린 명장면이다. 1995년 일본 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

○ 마녀 배달부 키키 시대와 국적이 애매한 유럽의 어느 마을, 13세가 된 꼬마 마녀 ‘키키’는 규정에 따라 부모 곁을 나와 독립을 한다. 원하던 아름다운 항구에 도착했지만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빗자루를 타고 나는 것밖에 없는 ‘키키’. 결국 배달일을 시작한 키키는 톰보, 오소노 등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사랑과 우정을 배워 간다.

이국적인 소재와 배경을 즐겨 사용했던 지브리 초기작의 특징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작품으로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하야오와 줄곧 일한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맡았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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