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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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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발전시켜 부를 쌓으면 기후 변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지 않나요.”
“북극곰이 멸종한다고 흥분할 필요가 있나요?”
“기후를 변화시키고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사람이라면, 그 해결도 사람이 해야겠죠.”
학생들은 지구 기후 변동에 대해 이처럼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다. 다양한 의사 개진은 옳고 그름과 별개로 매우 중요하다. 민주 사회에서는 과학 기술과 관련한 사회 문제에 대해 과학 지식을 근거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동’은 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사회에서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을 높이는 데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저자들은 지구를 역동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산성비와 스모그, 오존 구멍, 지구 온난화와 같은 대기 환경 변화의 내용과 원인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설명하면서 현재의 지구 온난화를 분석한다.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모두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어두운 태양의 모순’ 대목을 들춰 보자. 태양이 지금보다 작았던 시절에도 지구가 따뜻했던 상황을 설명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과학자들의 연구 수행 방법이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얘기가 아니라 여러 시각의 설명을 다각도로 비춰 준다.
‘기후 변동’이 설명하는 대기의 화학적 변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헬륨이 가득 찬 관측기구를 이용해 대기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인공위성을 이용해 성층권에서 이산화질소 농도를 관측하는 방법, 산성비의 형성 과정과 도시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의 일일 배출량 계산 방법을 자세히 공개한다. 저자들은 그저 결론을 나열하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그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일반 교양서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현재 지구의 기후 변화가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은 자명하다 못해 식상하게 들린다. 저자들의 표현대로라면 “지구라는 이름의 우주선에 탑승한 모든 구성원의 문제”이니까. 현장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의 의견에서조차 개인적인 생활의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고 다음 세대의 삶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다.
임태훈 선유고 지구과학담당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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