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올해도 그냥 지나가는 것 같다”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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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그냥 지나가는 것 같다.”

최근 들어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고은(사진) 시인은 11일 오후 경기 안성시 자택에 있는 부인 이상화 중앙대 영문과 교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올해 수상자가 발표되기 20여 분 전인 11일 오후 7시 40분, 이 교수는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면 벌써 스웨덴에서 기별이 왔겠지만 전혀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고은 시인의 휴대전화는 종일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시인이 자택 가까운 곳에 머물다가 취재진이 모두 돌아간 뒤에 귀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도리스 레싱 씨가 수상자로 발표된 오후 8시경 물러갔으며 그는 그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은 전집’을 낸 김영사의 박은주 대표는 “(시인이) 2주 전부터 올해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화가 많이 오는 바람에 스트레스를 받아 지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인이) 오히려 홀가분하게 느낄 것 같다”며 “가능성이 높은 작가들이 연달아 상을 타면서 오히려 다음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상 후보 중 하나로 꼽혀 온 중국 작가 모옌(莫言·51) 씨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중문학인대회’ 참석 도중 결과를 듣고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나) 스스로 한 번도 노벨 문학상의 주요 후보 중 하나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로 한국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프랑스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클레지오(67) 씨는 숙소에 머물며 외부와의 접촉을 삼간 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부터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의 가을 학기 강좌를 맡아 국내에 체류 중이다.

안성=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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