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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1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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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씨가 전권 행사하던 2005∼2006년 성곡미술관 실태
기획한 전시회마다 실패 → 5억 적자
기업광고-협찬 5배 급증 → 8억 유치
‘가짜 예일대 박사’ 신정아 씨가 학예실장으로 있던 성곡미술관이 수익의 대부분을 전시 기획 부문이 아닌 기업 광고와 협찬, 상품 판매로 올려 ‘비정상적인 운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18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을 통해 입수한 ‘성곡미술문화재단 2004∼2006년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성곡미술관은 작품 전시 기획으로 2004년에는 2264만 원의 수익을 거뒀으나 2005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억4475만 원과 3억 원의 손해를 봤다.
2004년 6월부터 성곡미술관의 학예실장을 맡아 전시 기획 업무를 총괄한 신 씨는 2005년부터 평균 1억 원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대형 전시회를 주로 열었다.
이에 대해 한 큐레이터는 “많아야 5000만 원 정도를 투자하는 국내 전시 상황에서 1억 원의 사업비는 어마어마한 액수”라고 말했다.
전시 기획으로 큰 손해를 본 성곡미술관을 구원한 것은 기업의 광고와 협찬이었다.
2004년 1억3600만 원이었던 기업의 광고·협찬비는 2005년 2억3916만 원, 2006년 6억614만 원으로 2년 새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금까지 7000만 원을 후원했다고 밝힌 한국산업은행은 2006년 한 해에만 4억4363만 원을 광고료로 지원했다고 결산보고서에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성곡미술관 회계담당자는 “산업은행 외에 다른 기업도 2006년 광고료를 지원했는데 보고서에 잘못 기재했다”며 “광고료의 세부 명세는 관련 자료가 없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시 기획전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는데도 상품 판매액이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2004년 1000만 원이 조금 넘었던 상품 판매액은 2005년 5960만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억831만 원으로 2년 새 20배나 급증했다.
성곡미술관은 또 비영리 재단의 성격에 맞지 않게 2004년 13억 원을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미술관이 거둬들인 주식 수익은 4억4000여만 원에 이른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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