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홍성철 씨의 미술은 색다르고 실험적이다. 손을 사진으로 찍고 이것을 가는 줄에 프린트한 다음 많은 줄을 촘촘히 연결해 또 다른 손의 형상을 연출한다.
그 손의 형상은 뚜렷하지 않다. 보는 각도에 따라 입체감이 달라진다. 잘 들여다보면 손 뒤에 또 손이 있다. 그림자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손 같기도 하다. 무언가 뿌연 윤곽선이 삶의 쓸쓸함, 인간 존재의 불투명함을 암시한다. 그러나 줄과 손은 소통 또는 만남의 의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언가를 연결해 주는 것이 줄이고, 누군가를 만나 반가워하며 무수히 많은 사물과 접촉하는 것이 손이기 때문이다. 홍 씨의 줄과 손은 인간의 삶, 세상과의 단절 혹은 소통을 생각하게 한다.
그의 이런 의미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도 조형미가 뛰어나다. 새롭지만 난해하지 않아 더 좋다.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 02-732-4677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