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to the sky‘남자답게…성숙하게…이제 한 고개 넘었죠’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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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수록 남성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게 익숙해지는 느낌.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환희(25·왼쪽)의 ‘소몰이’ 창법, 브라이언(26)의 ‘담백’ 창법에 적응될수록 그 성숙한 목소리 때문에 사람들은 이들의 나이를 잊기 십상이다. 어느덧 7집 ‘노 리미테이션스’를 발표하는 데뷔 8년차 듀오지만 아직 20대 중반, 이들은 어리다.

“여전히 저희를 ‘댄스 듀오’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다만 음반 시장이 많이 바뀌어서 예전엔 우리에게 맞는 곡을 불렀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 위주로 노래를 부르죠.”(환희)

“우린 데뷔 초에 그냥 댄스 그룹이 아니라 ‘리듬 앤드 블루스(R&B) 힙합 듀오’ 아니었나? 팬들이 나이를 먹은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사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노래 한 곡에 들어가는 비용도 점점 커지고 악기 반주도 컴퓨터가 아닌 실제 연주자를 기용해서 하죠.”(브라이언)

아이돌 듀오에서 남성 보컬그룹으로 본격적으로 거듭난 계기는 바로 지난해 초, 소속사를 옮기면서부터였다. 그전에도 데뷔곡 ‘데이 바이 데이’부터 ‘미싱 유’ ‘중력’ 같은 R&B 곡들을 발표했지만 ‘어른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 이미지가 강했던 것.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발표한 6집이 14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남자답게’ ‘피’ 같은 성숙한 발라드곡이 인기를 얻으며 무난하게 성인식을 통과했다.

“회사를 옮긴다는 것은 엄청난 일인 것 같아요. 부담감을 지우기 위해 음악도 기교를 최대한 덜고 부담스럽지 않은 ‘팝 발라드’로 옮겨갔고…팬들이 안쓰러워서 음반을 많이 사주신 것 아닐까요?”(브라이언)

새 음반 제목도 의미심장하다. 6집 제목 ‘트랜지션’(변화)이 스스로 변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 이번 음반 제목인 ‘노 리미테이션스’(무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이들의 바람을 담은 것. 타이틀곡 ‘마이 에인절(My Angel)’이나 ‘그래도 사랑입니다’는 ‘남자답게’ ‘피’ 등 전작을 잇는 정적인 느낌이지만 힙합 스타일의 ‘레츠 겟 잇 온’에서는 데뷔 초 느낌도 엿볼 수 있다. 변화는 3번 트랙 ‘기억 한 줌’에서 발견된다. 포크와 R&B를 섞어 놓은 이 곡에서 이들은 단출하지만 가볍지 않은, 마치 “우리 이제 이런 노래 부를 정도로 컸어요”라는 식으로 노련하게 노래를 소화했다.

이들에게도 딜레마는 존재한다. 노래만 불렀던 과거와 달리 ‘엔터테이너’로 외연을 넓혀야 하는 현실. 특히 개그맨 뺨치는 입담을 과시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음악 색깔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가수로만 산다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이들은 “외도가 아닌 연장선으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7집 발표를 앞두고 사실 이들의 음악보다 더 큰 화제로 떠올랐던 것은 환희의 성형수술이었다. 부담은 없을까? 환희가 “죄를 지은 것이 아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하자 옆에 있던 브라이언은 “본인이 당당하니 멋지다”고 거든다. 파트너, 친구를 넘어 이젠 ‘가족’과도 같다는 이들. 8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아닌 듯하다.

“여전히 노래 잘하는 신인 가수들을 보면 긴장돼요. 그래서 팀 이름처럼 하늘 끝까지 날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1세기가 많이 남았으니 ‘21세기를 대표하는 남성 듀오’가 되고 싶어요. 그게 안 되면 그냥 ‘환희와 브라이언’이라도….”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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