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눈속임 회화’입니다. 긴가민가하는 상태로 작품이 교묘하게 놓여지고, 그것을 통해 진짜 진실이 뭔지 생각하게 하는 전시예요. 실상과 허구를 헷갈리게 하는 그림을 통해 진짜 원본에 접근하고 싶어요.”
경원대 회화과와 대학원을 나온 작가는 10여 년간 광고 이미지를 유화로 그려 왔다. 그는 “광고의 일회성이나 유행, 무한한 소통이 너무 좋다”며 “이런 것들이 오히려 막힌 현대 사회를 뚫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선 명품을 걸친 여성이 섹시한 포즈로 관객에게 도발적 시선을 보내거나, 도회적인 젊은 여성들이 세상을 모두 얻은 것처럼 활짝 웃고 있다. 모델의 표정이나 의상 몸짓 액세서리 매끈한 피부까지 너무나 사실적이다.
‘작품’들이 명품 브랜드에 매몰돼 일회성으로 소비된다는 우려는 없을까.
“신경 안 써요. 미술로 거창한 활동을 하거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어요. 그저 재미있으니까 할 뿐입니다.”
그는 명품을 사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 화랑에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허엽 기자 he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