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만나는 시]고재종, “파안”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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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 시집 ‘날랜 사랑’(창비) 중에서》

아침상 차려 준 아내에게 ‘큰 대접 받았네그려!’ 아침 노래 들려준 새들에게 ‘큰 대접 받았네 그려!’ 눈부신 꽃등 켜 준 벚나무에게 ‘큰 대접 받았네그려!’ 봄 햇살에게, 바람에게, 이웃에게, 동료에게, 모두가 모두에게 ‘큰 대접 받았네그려!’

저 쭈그렁 노인들 말씀에 세상이 참 풍성해지네. 자꾸만 파안을 피안으로 읽게 만드네.

-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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