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품을 찍어내는 예술 공장이다”…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展

  • 입력 2007년 3월 19일 03시 00분


팝 아트의 슈퍼스타로 통하는 앤디 워홀은 20세기 중반 대량생산체제를 꼬집으면서도 그것을 즐긴 문제의 작가다.

통조림 깡통이나 코카콜라병을 나열한 그림, 톱스타의 사진에 색을 덧칠한 작품 등이 수수께끼로 불리고 스스로 스타가 되고 싶어 자기 사진으로도 작품을 만들었다. “돈을 버는 것도 예술이고 비즈니스야말로 최상의 예술”이라고 말했고, 절친한 여성 에디 세크윅이 죽었을 때도 “내게 남긴 돈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자기 바람대로 생전에 슈퍼스타가 된 그는 지금도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삼성미술관 리움이 워홀의 20주기를 맞아 6월 10일까지 마련하는 ‘앤디 워홀 팩토리’전이 그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이 전시는 1960년대 ‘캠벨 수프 통조림’ 시리즈부터 메릴린 먼로, 재클린, 리즈 테일러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초상 복제, 명화 ‘최후의 만찬’을 차용한 작품 등 워홀의 주요작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작들은 워홀이 태어나고 성장한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앤디 워홀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워홀은 20세기 중반 도래한 대량생산시대에 획일적으로 복제되는 상품들을 미술로 옮겨 왔다. 스튜디오를 팩터리(공장)로 부르고, “나는 (작품을 찍어 내는) 기계가 되고 싶다”며 무한 복제의 아름다움을 주장했다.

작품 ‘마오’를 통해 거대 미디어가 쏟아 내는 이미지의 힘도 갈파했다. 인민이 이미지로만 마오쩌둥을 보고 열광하는 것을 보고 이미지의 힘을 느꼈다고 한다. 매스미디어의 이미지 정치를 예언했던 것이다.

‘당신은 안에 있다’는 코카콜라병에 은색을 칠해 나무 상자에 넣어 둔 작품이다. 흔히 구멍가게에서 보는 콜라박스를 미술관에 가져다 놓은 것인데 ‘그 안에 당신이 있다’는 타이틀이 작품의 메시지인 셈이다.

‘최후의 만찬’을 복제한 작품은 또 무슨 뜻일까. 그 신성한 장면을 반복해 복제함으로써 종교는 신기루라는 것을 주장하려고 했다.

워홀은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무엇이든지 이미지 기록을 남겼다. 수십년 뒤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일상을 찍어 인터넷에 공개하는 행위를 그는 일찌감치 눈치챘던 것이다.

전시에는 가족이 게임과 미션을 통해 워홀식 복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참가비 3만5000원)도 마련된다. 7000원(어른), 4000원(초중고교생). 02-2014-6901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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