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 ‘기사회생’…윤준상 4단에 2연패 뒤 1승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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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이창호 9단이 12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열린 제50기 국수전 도전5번기 제3국을 따내며 한숨을 돌렸다. 바둑계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3-0 ‘퍼펙트 승부’는 일어나지 않았다.

도전자 윤준상 4단에게 2-0으로 밀리고 있던 이 9단으로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초반부는 조심스러운 탐색전이 이어지다 상변 전투에서 백 40, 42의 강수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기 싸움이 시작됐다. 이에 맞선 흑 55까지 호각세가 이어지며 절충이 되었고 이후 좌하귀에서도 쌍방 기세에 절충이 있었는데 백 106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바둑이었다.

중반부터 윤 4단의 패기가 돋보이기 시작했다. 흑 111의 날카로운 응수에 이어 흑 117까지 하변을 관통하며 흑이 실리에서 앞서나갔다. 그러나 잠시 방심한 것일까? 이후 하중앙에서 백에 추격을 허용해 백 162의 시점에서는 백이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중반 이후 이 9단의 침착한 운영이 돋보였고 종반에서는 이 국수의 독무대였다. 224수, 백 불계승.

본보 국수전 해설을 맡은 김승준 9단은 “중반까지는 윤 4단이 두텁게 잘 짜면서 하변을 관통해 승리를 예감했는데 이후 이창호 9단의 관록이 빛을 발하면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상변 대마를 치중해 안형(眼形)을 없앴으면 흑이 우세한 바둑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화메이다(華美達) 호텔의 대국장 옆에 마련된 특별실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바둑 기사 및 동호인 500여 명과 취재진 20여 명이 몰려와 이날 대국에 대한 중국 측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또 두 사람의 방중 다음 날인 11일에는 양 대국자의 도착을 알리는 기사가 ‘우한완(武漢晩)보’ 등 4개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국수전 제4국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우한=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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