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황포돛대 띄우기’ 아전인수 싸움

  • 입력 2007년 2월 12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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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포돛대는 어떻게 띄우라고….”

금강 상·하류에 있는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사이에 ‘물꼬 싸움’이 벌어졌다. 강 위쪽의 공주시가 물막이 시설을 추진하자 강 아래쪽의 부여군이 반발하고 나선 것.

부여군은 상류에 물막이가 생기면 수량이 줄어 올여름 예정된 황포돛대 진수식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주시는 물을 막아야만 황포돛대를 띄울 수 있다고 맞섰다.

어느 한쪽의 황포돛대 사업이 가능하면 다른 한쪽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부여군의회는 11일 “금강 상류에 대청댐과 용담댐이 설치된 이후 부여군의 금강 수위가 평균 60cm가량 낮아졌는데 또 물막이가 설치되면 황포돛대는커녕 운항 중인 낙화암 유람선도 강바닥에 주저앉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유찬종 군의장은 “수량이 줄어들면 수질이 나빠져 부여 지역 금강의 생태계 파괴와 주변 농작물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청양과 논산 등 금강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와 연대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주시 관계자는 “사업의 주체인 건설교통부가 올해 10억 원을 들여 공주시 웅진동 금강 고마나루 하류에 물막이시설 설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안다”며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사업추진 여부도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주시는 2001년 금강을 백제 유적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웅진동과 우성면 평목리를 연결하는 길이 350m, 높이 2.5m 규모의 러버댐을 설치하려 했다가 수질 악화를 우려한 환경단체와 부여군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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