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신춘문예]단편소설 ‘우리들의 한글나라’ 당선소감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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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는 나의 염원이었다. 오래 흠모해 왔으나 많이 사랑하지 못했다. 늘 쥐고 있었으나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도망칠 기회가 있었다. 기회는 매일, 매순간이었다. 도망치지 않은 이유를 되묻는다. 그것이 내 문학의 초심이다.

계절은 여름과 겨울뿐이었다. 뜨거웠거나 차가웠다. 지치거나 의욕적이었다. 그 사이에서 두 계절을 끌어당긴다. 계절이 나를 투과한 뒤에야 비로소 자식 같은 소설이라는 말을 붙였다. 보내놓고 나서 미안했다. 조금 더 돌봐주지 못해 안쓰러웠다. 더 좋은 어미가 되겠노라는 말은 무용했다. 꾹 눌러둔 질책의 말들이 튀어나왔다. 그때 당선 소식을 들었다. 생의 오묘함이여!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서울예대 은사님들께 송구한 마음 전합니다. 존경하는 내 소설의 스승 조동선 선생님, 미욱한 글에 열정과 희망을 심어 주셨습니다. 가족의 믿음 덕분에 나는 성장한다. 또 다른 생이 있다고 알려준 남편, 당신은 나의 에너지다. 격려를 아끼지 않은 울림언니들, 먼 나라에서 내 글을 보듬어준 K 선배, 내 오랜 지기들, 문우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글자로 대신한다.

이은조

△1971년 서울 출생 △1997년 서울예대 극작과 졸업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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