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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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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영아트센터에서 열린 2006 굿타임 페스티벌 공연을 지켜보던 한 소년은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KTF와 사단법인 ‘청소년아이프랜드’가 문화 소외지역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이날 공연의 관객 200여 명은 모두 쉼터, 특수학교, 대안학교 등에서 생활하는 초중고교생 또래의 청소년들.
이들을 즐겁게 할 공연을 준비해 온 8개 공연팀 역시 전국에서 두 달간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청소년 공연단이었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생들로 구성된 공연팀들은 이날 난타, 비트박스, 아카펠라, 응원댄스, 사물놀이, 태권무 등 다양한 재주를 선보이며 공연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관객들이 특별히 열광적인 호응을 보낸 팀은 힙합 리듬에 맞춰 브레이크댄싱을 선보인 ‘마크루’팀.
고교생 5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윈드밀부터 허공에서 순간적으로 동작을 정지하는 프리즈까지 다양한 브레이크댄싱 기술을 선보여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마크루 팀에 반해 객석에서 무대로 뛰어올라 간 소년은 자기 또래 비보이들에게서 즉석으로 비보이 스텝까지 배웠다.
구청 청소년쉼터에 살고 있다는 이 소년에게 팀 리더 황태원(17·은일정보산업고) 군은 “나도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홀로 자란 소년가장”이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저도 중학생 땐 많이 방황했어요. 그런데 춤을 알고 난 뒤부턴 나쁜 짓도 안 해요(웃음).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보일 만큼 미칠 수 있는 ‘하나’를 찾으면 세상이 달라져요.”
공연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는 황 군은 “객석에 있던 친구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우릴 통해 꿈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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