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학상 제정-기관지 ‘통일문학’ 발행”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남북 작가들의 첫 단일조직인 ‘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에 참석했던 남측 문인 50여 명이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31일 돌아왔다. 공동회장으로 선출된 염무웅 남측협회장과 김덕철 북측협회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북 문인을 대상으로 한 ‘통일문학상’을 제정하고 남북 공동편집위원회를 통해 협회 기관지인 ‘통일문학’을 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 내내 남북 작가들은 차분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의 ‘춤판 논란’으로 정국이 긴장된 상태다.

남측은 결성식에 앞서 “문학적인 얘기만 하자”고 요청했다. 북측에서 결성식을 축하하는 공연단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논의 끝에 조용히 행사만 치르기로 했다. 남북 작가들이 함께한 만찬장에서도 사회 정치적 문제는 거의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 한 북측 소설가는 핵무기를 소재로 한 김진명 씨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설이라고 말해, 핵실험으로 긴박한 최근 정세를 떠올리게 했다.

진행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결성식 당일까지도 북측에서 어떤 작가가, 몇 명이나 오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결성식 뒤 남북 문인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는 제의에 북측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퇴장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작가대회에 이어 올해 참석한 소설가 은희경 씨는 “대화 내용은 비슷했지만 북측 작가들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만찬에서 소통한 남북 작가들은 31일 삼일포 호수를 오르면서 서로 손을 잡아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금강산=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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