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 표현한 동양 움직임…아시안게임 공연하는 김미애

  • 입력 2006년 10월 31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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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의 간판 무용수 김미애(34) 씨가 세계무대로 도약한다.

김 씨는 다음달 1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개막 기념 공연에서 주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5일 공연하는 '아시아의 시선'이라는 제목의 무용공연에서 4명의 주역 무용수 중 한 명으로 뽑혀 2차례 무대에 선다. '아시아의 시선'은 군무까지 모두 44명이 출연하는 1시간 남짓한 작품. 세계 3대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 오페라발레의 에투왈(세계 최고 등급무용수)이자 국제적인 안무가인 카데르 벨라르비 씨가 총감독을 맡았다.

"올 5월 경 제 춤을 한번 보고 싶다고 해서 전통춤부터 창작춤까지 그동안 제가 공연했던 춤을 25분 분량으로 편집해서 보냈더니 6월쯤 출연해 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어요. 너무나 기뻤지만 당시에는 아시안게임 공연 일정이 국립무용단의 공연과 겹쳐 거절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벨라르비 씨는 8월 경 김 씨의 연인인 김용걸(파리 오페라 발레 솔리스트) 씨를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의) 동양적 움직임과 선이 너무 마음에 들어 다른 무용수는 떠오르지 않는다"며 재차 초청의사를 보내 왔다. 다행히 국립무용단 공연 일정이 당겨지면서 그는 출연이 가능해졌다.

"부채를 들고 추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안무에 필요하다며 한국 부채를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줬더니 얼마 전 또 7개를 더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한국 부채춤을 이용한 안무를 구상하나 봐요"

이번에 그와 함께 무대에 서는 주역 무용수 중에는 파리 오페라발레의 에투왈 발레리나도 포함돼 있다. 에투왈('별'이라는 뜻)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김용걸 씨는 전화통화에서 "나도 아직 에투왈과는 춤을 못 춰 봤는데…"하며 은근히 연인에 대한 자랑을 내비쳤다.

무용계 스타 커플인 두 김씨는 9년간의 긴 연애 끝에 내년 1월 14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아이는 생기는 대로 바로 낳을 생각"이라는 그에게 "(임신하면) 최소 1년 이상 춤을 못 출 텐데 무용수로서 고민은 없느냐"고 묻자 경쾌하게 말했다.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걸 얻지 않을까요? 아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가 열리겠죠. 순리대로 살 생각입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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