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소설가 장 폴 뒤부아 “세상살이 정답이 있던가요”

  • 입력 2006년 10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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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고요? 북한의 핵실험은 너무나 심각한 문제여서 유머로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프랑스 소설가 장 폴 뒤부아(56·사진) 씨는 24일 자신의 장기인 유머를 발휘해 북한 핵실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뒤부아 씨는 현대인의 삶의 권태와 위기를 유머러스하게 형상화해 온 소설가. 국내에서도 페미나상 수상작 ‘프랑스적인 삶’을 비롯해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케네디와 나’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이상 밝은세상)이 번역 출간됐다. ‘프랑스적인 삶’은 5만 부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뒤부아 씨는 “프랑스에서 영화 ‘올드보이’와 ‘빈집’ 등을 보고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첫 방한의 기쁨을 밝혔다. 그의 소설에는 갑자기 아내와 사별한 뒤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남자(‘프랑스적인 삶’), 부모를 잃고 아내와도 이혼해 외톨이가 된 남자(‘이 책이…’) 등 위기의 중년 남성이 자주 등장한다.

뒤부아 씨는 “인생에서 고통을 겪는 것은 한국 사람과 프랑스 사람이 공통적으로 체험하는 일”이라면서 “인물의 경험이 보편적이어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질문에 답이 있다’는 획일적 교육을 받고 자라나지만 살다 보면 삶이 던지는 질문에 매번 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이것이 내 소설의 주제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 기자로도 일했던 그는 “기자는 타인에 대해 글을 쓰지만 소설가는 자신과 다른 사람 삶 전체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연회와 독자사인회 등의 행사를 마치고 30일 이한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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