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0월 13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올해 3회째를 맞는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 당선된 배지훈(33) 씨가 중편소설 ‘유니크’에서 던진 물음이다. 이 작품은 중편소설 부문에 출품된 43편 가운데 본심에 오른 4편의 치열한 경합 끝에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화성으로 이사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장호진(31) 씨의 ‘은하수를 건너가는 이삿집을 위한 그림 이야기’가, 논픽션 부문에서는 어머니 배 속 아기의 쌕쌕거리는 숨소리에서 ‘G선상의 아리아’까지 소리에 담긴 과학을 담담한 필체로 풀어낸 박경호(19) 씨의 ‘소리의 변천’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아동문학 부문은 유물이 돼 버린 100년 전 인공강우장치를 통해 마을 사람들이 단합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은 이유연(36) 씨의 ‘동이마을 비내리제’가,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은 인간복제와 순간이동을 소재로 사랑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 이도영(27·본명 손원평) 씨의 ‘순간을 믿어요’가 당선작으로 뽑혔다. 지난해 당선작이 없었던 만화부문에서는 기생생물이 대를 이어 인간의 몸에 침투하는 상황을 뛰어난 연출 기법으로 그려낸 송태욱(32) 씨의 ‘나의 할아버지는 움베르토 에코를 닮았다’가 당선됐다.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은 해마다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과학문예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제1회 공모전 중편부문 수상자 김보영 씨는 최근 SF 중단편 소설집 ‘멀리 가는 이야기’를 펴내며 과학소설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영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은 박성환 씨의 1회 대회 단편부문 수상작 ‘레디메이드 보살’을 ‘천상의 피조물’이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하여 2007년 초 개봉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에는 6개 부문에 걸쳐 총 2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공동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복거일, 윤후명 씨는 “과학 지식과 이론들을 충실히 따르는 과정에서 과학문예의 흥미로운 주제와 이야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세계 과학의 날’인 11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릴 예정으로, 당선자는 중편 1500만 원, 단편 700만 원, 아동문학, 논픽션, 만화, 시나리오 시놉시스 각각 5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받게 된다. 수상작은 인터넷(stl.dongascience.com)에서 볼 수 있다.
안형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utnow@donga.com
○배지훈 중편소설 당선자
○장호진 단편소설 당선자
○박경호 논픽션 당선자
여러 음의 조합을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창출하는 음악, 그리고 가장 객관적으로 이 세상의 규칙을 찾아내는 물리.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듯 보이는 두 분야는 자세히 보면 서로를 포용하고 변화시킨다. 이번 당선이 ‘나의 변천’에 또 다른 패러다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아직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단지 변화하고 있음을 슬그머니 느끼고 있을 뿐이다.
○이유연 아동문학 당선자
동화를 쓰면서 ‘비내리제’ 유적지의 인공강우장치를 구상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글을 마치고 나니 실제로 과학자가 된 듯 뿌듯했다. 어린 독자들이 내 동화 속에서 자신의 믿음과 소망을 연구물에 담아내는 과학자의 다부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태욱 만화 당선자
하지만 상상력의 범위를 넓히고 나니 오히려 과학이 아닌 것이 없었다. ‘유전’이라는 과학의 틀 속에서 이야기를 풀기로 하고 8월의 무더위가 시작된 날부터 그리기 시작해 더위가 물러갈 즈음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이야기를 완성하고 상까지 받게 돼 무척 기쁘다.
○이도영 시나리오 시놉시스 당선자
◇심사위원 명단
▽소설(중·단편) △본심: 복거일(소설가), 윤후명(소설가) △예심: 이한음(SF 작가), 고장원(SF 평론가), 박상준(SF 평론가)
▽아동문학=김이구(문학평론가), 안미란(아동문학가)
▽논픽션=이용수(과학독서아카데미 회장)
▽만화=박인하(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시나리오 시놉시스=임재철(시네마테크 대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