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두 명의 이름으로 살다 간 천재 작가…‘로맹 가리’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로맹 가리/도미니크 보나 지음·이상해 옮김/444쪽·1만8000원·문학동네

로맹 가리(1914∼1980)는 ‘공쿠르 스캔들’로 유명한 작가다. 한 작가가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공쿠르 상을 그는 두 번이나 수상했다. 특혜가 아니었다. 그는 40대 이후 ‘에밀 아자르’로 이름을 바꿔 활동했다. 사람들은 그가 죽을 때까지 두 작가가 동일 인물이라는 걸 몰랐다. 이 책은 로맹 가리에 대한 전기다.

러시아 이민자로 프랑스에 정착해 주류사회 진입을 꿈꾸던 소년, 제2차 세계대전 때 공을 세워 외교관의 자리에 오른 젊은이, 42세에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받고 프랑스 문단의 스타가 된 작가, 배우 진 시버그와 이혼한 뒤 문단과 언론의 관심마저 급속히 식어가는 데 지친 중년 남성, 다른 이름으로 ‘자기 앞의 생’을 발표해 두 번째 공쿠르 상을 받은 소설가, ‘에밀 아자르와 로맹 가리는 같은 사람’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권총 자살한 사내….

저자는 개인사를 넘어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로맹 가리의 마음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 책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전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원제 ‘Romain Gary’(1987년).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